변영욱

변영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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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변영욱 기자입니다.

cut@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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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엔 피카츄·실내선 야간 퍼레이드…잠실은 주야 (晝夜) 축제중 [청계천 옆 사진관]

    롯데월드타워·몰이 2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5월 19일까지 ‘포켓몬 타운 2024 위드 롯데(with LOTTE)’ 행사를 열고 있다. 송파구청과 협업해 전시, 팝업스토어, 체험 등 포켓몬과 관련한 콘텐츠를 한 곳에 모은 것. 우선 행사 기간 석촌호수 동쪽에서는 약 16m 높이의 거대한 포켓몬 ‘라프라스’ 아트벌룬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시되고 있다. 등껍질에 사람과 포켓몬을 태우고 바다 건너는 것을 좋아하는 라프라스의 등 위에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피카츄’가 타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앞 아레나 광장에는 ‘포켓몬 스마일 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피카츄를 비롯한 여러 포켓몬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이상해의 도넛 창고’ , ‘꼬부기의 음료수 보관소’, ‘메타몽의 무비하우스’ 등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5월 11일 토요일과 12일 일요일에는 아레나 광장 일대에서 15시 30분과 18시 30분 각각 두 번씩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퍼레이드팀과 11마리의 귀여운 피카츄가 참가한다. 한편, 실내 1층에 있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는 새롭게 짜여진 야간 퍼레이드 ‘WORLD OF LIGHT’(‘월드 오브 라이트’)’가 26일(금) 밤부터 펼쳐진다. 어드벤처 개원 35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퍼레이드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빛이 어드벤처의 대표 캐릭터 로티·로리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파티를 만든다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미국, 일본, 홍콩 등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에서 다양한 퍼레이드와 공연을 제작한 전문가가 참여하였으며 멀티미디어쇼까지 더해 화려함의 극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것이 롯데월드 어드벤처측의 설명이다. 퍼레이드 개발에만 100억 이상의 투자비가 들었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18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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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나무의 괴력?

    나무가 시멘트를 뚫은 걸까요? 아, 구조물을 지을 때 나무를 위해 구멍을 낸 것이군요. 주인의 배려가 엿보이네요.―서울 종로구 동숭동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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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연중 ‘선물 기회’

    챙겨야 할 기념일이 참 많군요. 선물을 팔기 위한 마케팅이긴 하지만 매달 사랑하고 행복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도 새삼 느낍니다. ―서울 혜화동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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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월드타워 1층~123층까지 뛰는데 19분 27초[청계천 옆 사진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뛰어 오르는 롯데월드타워 수직 마라톤 대회 ‘2024 스카이런(SKY RUN)의 누적 참가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2017년 1회 대회부터 누적된 숫자다. 지난 토요일인 20일 치러진 올해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2천 2백명이 참가했다. 총 2,917개의 계단, 수직 거리로는 555미터를 오르는 이 대회 올해 우승자는 19분 27초를 기록한 안봉준씨이며 여자 부문에서는 김보배 씨가 22분 59초로 가장 빨랐다. 올해 신설된 성인 보호자 1명과 자녀 1명이 함께 하는 키즈런에 참가한 3살 어린이부터 82세 최재홍씨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대회를 신청했다. 1위를 차지한 안봉준씨는 “100층 정도에서 고비가 왔지만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극복했다”고 말했다. 1등은 123만원 롯데백화점 상품권, 2등은 시그니엘 서울 스테이 식사권(2인 사용 가능), 3등은 30만원 푸마 상품 교환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주최측은 안전을 고려해 22층, 40층, 60층, 83층, 102층 등 총 5곳에 피난안전구역을 마련했으며, 이 곳에서 휴식 공간, 음료, 스프레이 파스 등을 제공했다. 또 위급 상황에 대비해 의료진도 대기시켰다. 참가자들이 낸 참가비는 롯데의료재단 ‘보바스어린이의원’에 전달되고 환아들의 재활센터인 ‘오거스어린이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사진=롯데물산 제공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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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경원에 있던 정신병원, 두 장의 사진으로 현실을 비판한 신문[청계천 옆 사진관]

    누구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가족과 풍경을 멋지게 찍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진이 넘쳐나는 오늘을 살면서, 100년 전 신문에 실렸던 흑백사진을 한 장씩 살펴봅니다. 독자들의 댓글을 통해 우리 이미지의 원형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이번 주 백년사진이 고른 사진은 1924년 4월 20일자 동아일보 2면에 실린 사진입니다. 서울 창경궁을 찾아 봄꽃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과 함께 정신병원 병동 사진이 실렸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사진 밑에 기사 두 꼭지가 이어져 있습니다. ◇애수의 동팔호(東八號) – 봄을 등진 세상 ◇환락의 창경원 – 봄을 맞은 세상. 두 꼭지의 기사를 아우르는 큰 제목은 <가곡(歌哭)이 一處에 交響: 춘광이 무색한 정신병자의 세상, 금일부터 밤놀이 한다는 창경원>입니다. 노랫소리와 곡소리가 한 장소에서 울려퍼진다면서 창경원 야간 개방 소식을 함께 전하고 있습니다. 동팔호는 창경원 안에 있던 정신병원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사진 순서와 달리 정신 병동 기사가 먼저 위치해 있습니다. 먼저 ◇애수의 동팔호 - 봄을 등진 세상 기사를 보시겠습니다. ◇ 哀愁의東八號 - 봄을 등진 세상봄은 왔다! 꽃은 피었다. 창경원의 꽃소식이 가까워 오더니 총독부 의원 동팔호(東八號) 울타리 밑에도 씀바귀꽃과 개나리꽃은 그윽하게 봄소식을 전한다. 그러나 세상을 떠나고 봄소식을 등저서 까닭 모를 웃음과 이유없는 울음으로 날을 보내는 남녀 50명의 정신병자들에게는 고로 내리는 봄의 은혜도 미치지 못한다.꽃을 보고 꽃인 줄 모르는 이에게 봄의 천사인들 무슨 기쁨을 그들에게 전하겠는가? 눈이 내리든 바람이 불든 그들은 다만 산송장과 같이 죄없는 몸을 유치장과 같은 병실에 눕혀서 다만 죽는 날만 기다리는 것이다. 같은 병에도 조선사람들에게는 전간증(癲癎症)이 많고 일본 사람에게는 매독에서 일어나는 마비성(痳痺性)이 흔하며 환자 전체로서는 정신없이 날뛰는 조발증(早發症)이 제일 많은데, 조선사람에게 전간증이 흔한 것은 대개 어렸을 때에 부모가 머리를 철없이 자주 때려서 그리된 것이라고 북촌(北村) 의관을 얼굴을 찡그린다. 봄이 되면 정신병은 발작이 더욱 심하여진다. 그러함으로 창경원 봄놀이꾼들의 웃음소리가 높아가면 동팔호의 신음하는 소리도 함께 높아간다. 애인의 이름을 부르며 팔을 벌리는 청년, 조선의 왕이 되었다고 팔을 뽐내는 교원, 일억만원의 재산을 찾아야 하겠다고 내달리는 노인, 자나깨나 머리만 빗고 있는 처녀 그들이 모여 사는 동팔호에는 영원히 봄빛은 그 모습을 잃고 마는 것이다.#이어서 ◇환락의 창경원 – 봄을 맞은 세상 기사를 보시겠습니다. 아래 사진에 해당합니다. ◇환락의 창경원 – 봄을 맞은 세상.동팔호를 찾아가는 사람은 반드시 창경원 앞을 지나야 돌아가게 된다. 인간의 지옥에서 돌아오는 이에게 찬란한 봄빛과 즐거운 웃음소리가 무슨 회포를 일으키겠는가. 날마다 날마다 모여드는 꽃 구경꾼! 수만 명 수천 명씩 드나드는 창경원의 봄놀이는 점점 가경으로 들어가 오늘부터는 수천 개의 전등을 밝혀 놓고 밤꽃놀이가 벌어질 터이라 한다. 가뜩이나 봄 한철 꽃놀이는 창경원이 독차지를 하여오던 끝에 밤놀이까지 벌려 놓으면 얼마나 번창하여지겠는가. 고대하던 벚꽃도 23~24일간에는 만개가 될 것이라 하며 밤놀이를 위하여 입장하는 이에게는 입장료를 따로 10전씩 받기로 되었다 한다. 첫사랑에 가슴을 졸이는 청춘남녀들의 사랑을 속삭일 새로운 무대는 그윽한 송림을 배경으로 크게 열리려 하는 것이다.『창경원을 밤에도 연다!』밤은 인간의 모든 향략을 고조시키는 마술꾼이다. 꽃빛! 불빛! 분냄새! 숲속에 반짝이는 작은 동자(瞳子)들! 그것이 모조리 함께 얼크러저서 봄의 노래를 아뢸 때에 등성이 하나 넘어 있는 동팔호에서는 여전히 가긍한 산송장들이 꾸물 거릴 것이다.# 내용이 이해되시나요? 저도 좀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던 전체 제목이 두 기사를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됩니다. 한쪽에서는 봄놀이 나선 청춘들의 노랫소리가 들리고 한쪽에서는 정신병동에서 죽어가는 소리가 들린다는 내용을 대조시켜 전개하고 있습니다. 창경궁의 일제시대 이름이 창경원이라는 것과 1909년에 궁궐에서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는 유원지로 변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1983년~1986년이 되어서야 동물들을 서울 동물원으로 이관하고 창경궁이라는 원래 이름으로 되돌아갔다는 사실도요. 하지만 이곳에 정신병원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번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조선총독부의 동쪽에 있는 이곳은 1910년 이전에는 대한의원이었는데 1913년 일제가 동팔호라는 이름의 정신병동을 만들었습니다. ‘미친 사람을 가두어 두는 곳’이라면서 기자들과 인텔리들의 비판이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1931년 채만식 선생이 ‘동팔호실 잠입기 – 이상 남녀 40여 인’이라는 산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1934년 박태원 선생이 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도 동팔호실을 탈출한 정신병자의 한강 투신 사망 사건 얘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 100년 전 기자가 이 기사를 쓰게 된 계기는 창경원이 이날 밤부터 야간 개장을 한다는 ‘보도자료’에서 시작되었을 겁니다. 보도자료라는 용어가 당시에는 없었겠지만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하면 그렇습니다. 요즘도 창경궁과 덕수궁 등 4대 궁궐을 야간 개방을 한다는 서울특별시 보도자료가 언론사에 전달되는데 100년 전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봄을 맞아 청춘남녀들이 데이트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권력과 행정당국의 야심찬 계획을 신문사가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입장료와 벚꽃이 만개했다는 정보 이외에 독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 하나를 노골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궁궐 바로 옆에 정신병동이 들어서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권력을 직접 비판하고 있지 않지만, 민족의 품위를 훼손시킨 외세에 대한 불만이 녹아 있습니다. 기사의 내용도 그렇고 사진도 창경궁의 봄 풍경과 함께 같은 크기로 정신병원 사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홍보를 원했을 당시 권력자들에게는 신문의 비틀기가 몹시 거슬렸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덧붙이기 ◆두 장의 신문 사진은 언론사가 특정한 사안에 대해 입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식적이긴 하지만 어떤 경우에 두 장의 사진을 병렬로 배치하는지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목적은 공정성입니다.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 정치 사진에서 여당과 야당의 회의 장면이나 대표의 얼굴을 나란히 보여주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선과 악의 대비입니다. 북한 신문이 1990년대 말까지 자주 썼던, 남한 지옥 북한 천국을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북한 모습과 그에 대비되는 한국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면서 체제의 우월성을 주장한 적이 있었습니다. 셋째, 현상과 본질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눈앞에 벌어지는 풍경은 이렇더라도 내면에는 다른 본질이 숨어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의 주장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상에 비해 본질은 사실보다는 의견이기 때문에 반론의 여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진이 본질을 표현한다는 것이 현상을 표현하는 것에 비해 몇 배 더 어렵습니다. 넷째, 원인과 결과의 조합입니다. 누군가가 말을 하고 있고 그 말을 들은 청중이나 반대편의 표정을 보여주기 위해 두 장의 사진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다룬, 창경궁의 두 표정은 아마 세번째 이유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이유로 두 장의 사진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추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권력을 직접 비판하지 않지만 두 장의 사진이 현실을 비판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는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널리즘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사진에서 어떤 점이 보이시나요? 댓글에서 여러분의 시선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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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힘내라, 잉어!

    부모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 산란철을 맞은 잉어가 알을 낳기 좋은 상류로 올라가기 위해 점프하고 있네요.―서울 양천구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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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덕 사진전 ‘고려인, 고려사람, 카레이츠’ [청계천 옆 사진관]

    하루하루 신문에 들어가는 사진을 찍는 사진기자가 작가로 발전한다면 그 정점에는 김남덕 작가 같은 삶이 있을 것 같다. 현재 강원일보 편집국 사진영상 담당 부국장인 김 작가는 2022년 춘천시민 114명의 펀딩을 “와유산수”라는 미술 여행 사진집을 냈다. 김홍도가 정조의 명을 받아 강원도 일대 명승지를 그리는 화첩여행을 모티브로 당시 화가들의 진경산수와 2백 년이 지난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기획이었다. 경포대 금강산 동해 설악산 양양 철원 춘천 울진 포항의 절경을 과거와 현재 이미지로 설명했다. 이름 그대로, 누워서 유람하는 산수화 여행의 결실이었다.자연과 사람을 테마로 다양한 사진 작업을 해 온 김 작가의 또 다른 시선을 정리하는 사진전 “고려인, 고려사람, Корейцы”이 열린다. 한국 사람들은 고려인이라고 부르지만 고려인들은 자신들을 고려사람이라 말한다. 러시아 말로는 ‘카레이츠(Корейцы)’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13년부터 러시아 연해주를 방문해 만난 고려인 촬영에서 시작되어 지난해 경주에서 만난 고려사람까지 긴 호흡으로 만들어졌다.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이다.고려인은 1860년 무렵부터 1945년 8월 15일 해방 전까지 농업 이민, 항일독립운동, 강제동원 등으로 현재의 러시아 및 구 소련지역(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 등)으로 이주한 이와 그 친족을 일컫는 말이다.폭압적인 스탈린 정권에 의해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된 뒤에도 고려인들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삶을 일궈왔다. 열차에 실려 허허벌판에 내던져졌지만 고려인들은 중앙아시아의 척박한 땅을 개척해 벼농사와 목화농사를 지으며 빠르게 정착하였고, 모범적인 고려인 집단농장(콜호스)을 탄생시켰다. 1960년대까지 인구 30여만 명이던 고려인사회는 주로 농업분야에서 약 200명의 사회주의 노동 영웅을 배출했다.1991년 소련이 해체되며 상당수 고려인들이 러시아의 극동지역 특히 연해주로 재이주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으로 귀환하는 고려인 동포가 많아졌고, 2010년대 중반부터는 해마다 그 수가 대폭 증가했다. 출입국 통계에 의하면 국내거주 고려인은 2020년 4월 기준 85,072명이며, 국가별 비중은 우즈베키스탄 46%, 러시아 33%, 카자흐스탄 15%이다. 2024년 20만명이 넘는 고려인이 고국에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안산을 비롯하여 아산·인천·경주·광주(광역시) 등에 많이 거주하며, 안산 땟골마을과 광주 고려인마을, 경주시 성건동 등이 집단 거주지로 알려져 있다.고려인은 170여년 동안 삶과 운명을 공유하면서 생긴 끈끈한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모든 고려인은 한 가족이자 형제라고 생각하며 산다.김남덕 작가는 2013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고려인들을 만났다. 중앙아시아에서 연해주로 다시 이주해 돌아온 사람들었다. “말은 다르지만 내 마음을 당기는 강렬한 힘이 있었다. 아, 이게 뿌리라는 감정이구나. 같은 뿌리를 공유한 한 민족이라는 느낌.” 김 작가의 작업은 이 때 시작되었다.경주 성건동에 5천명이 넘는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사진으로 기록했다.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 한국학과 소속이면서 중앙대 연구교수로 한국에 와 있는 바짐 아꿀렌꼬 교수가 동행해 통역과 역사적 배경을 부연해 주었다.나라가 힘을 잃어 국민들의 생활을 돌보지 못한 아픈 역사가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 고향을 떠나 국경을 넘은 지 160년이 지났다. 고려사람들은 고단했던 삶의 여정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오늘의 전시가 먼 길을 돌아 조상들의 고향을 찾아온 카레이츠(Корейцы)를 위로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게 작가의 바램이다.● 전시제목: 고려인, 고려사람, Корейцы● 일시: 2024년 4월20일~5월19일● 장소: 밋업 커피하우스(경주시 성건동 174-9)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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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이 변하면 사진도 변한다…꽃 사진이 변하고 있다[청계천 옆 사진관]

    누구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가족과 풍경을 멋지게 찍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진이 넘쳐나는 오늘을 살면서, 100년 전 신문에 실렸던 흑백사진을 한 장씩 살펴봅니다. 독자들의 댓글을 통해 우리 이미지의 원형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이번 주 백년사진이 고른 사진은 동아일보가 아닌, 매일신보에 실린 사진입니다. 동아일보 1주일치 신문(1924년 4월 7일~13일)에 실렸던 사진 중에 딱히 눈에 띄거나 소개할 만한 사진이 없었습니다. 그것보다는 지금 상황과 비교할 만한 사진이 매일신보에 있어 골라봤습니다. 매일신보 1924년 4월 7일자 3면입니다. 큼지막한 사진 밑에 “눈 뜨려 하는 사쿠라”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지금이야 사진 밑에 가령 ‘5일 오후 여의도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만개한 벚꽃을 즐기고 있다. 일부 나무는 이미 꽃이 지고 있어 주말이 지나면 절정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런 식으로 설명을 썼겠지만, 예전에는 상세한 설명을 따로 붙이지 않았습니다. 일일이 활자를 찾아서 인쇄해야 하는 것도 번거로웠을 것이고 지면도 4면에 불과했으니 사진 설명은 간결하게 처리하는 게 합리적이었을 겁니다. ▶복수초→매화→산수유→목련→개나리→벚꽃→진달래→철쭉제가 일간지 사진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한 게 1996년 11월입니다. 선배 사진기자들이 찍어 오는 봄꽃 사진을 보면서 어떻게 꽃이 핀 곳을 정확하게 알아내서 찍는지 궁금했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었지만, 첫 개화(開花)를 종류별로 잘 포착해서 신문에 게재하는 것이 아주 신기했습니다. 같은 목련 나무라고 해도 서울에서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가 뉴스 사진의 주인공이 됩니다. 종로구청 인도와 용산구의 신광여고 교정의 목련이 서울에서는 가장 먼저 피었고 신문 사진의 단골 메뉴였습니다. 그리고 위의 순서대로 신문에 사진이 실렸습니다. 그래서 봄이 되면 눈밭을 뚫고 올라오는 복수초를 찍기 위해 강원도부터 전라남도 구례 매화마을까지 출장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신문의 칼라 지면에는 오늘은 노란색, 내일은 흰색, 며칠 후에는 분홍색 꽃이 실렸습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제 기억이 맞다면 대략 2010년 경부터 뭔가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봄꽃 개화 순서라는 것이 애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상청의 개화 예측 시기와 상관없이 여기저기 꽃이 피거나 아예 안 피는 일도 생겼습니다. 급기야 동국대학교 교정에서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이 한꺼번에 피는 사진이 통신사 기자에 의해 촬영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 두송이 이례적으로 피는 것이 아니라 군락을 이뤄 다양한 꽃이 카메라의 한 앵글에 들어오는 일이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올해 서울 시내는 더 화려하고 그래서 심각합니다. 개나리와 목련 진달래 심지어 매화까지 동시에 서울에서 만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초여름에 피는 걸로 알고 있던 이팝나무도 4월 초 서울에서 목격되었다고 합니다. ▶단색의 꽃이 연쇄적으로 피던 계절의 신비함이 무너져버린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지구 온난화입니다. 온난화는 계절의 변화를 불규칙하게 만들어서, 기상청이 꽃들의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게 합니다. 또 생태계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서로 다른 시기에 피어야 할 꽃들이 동시에 피어나면서, 꽃가루를 옮기는 역할을 하는 벌들의 활동에도 혼란을 초래합니다. 또한 꽃들이 예기치 않게 동시에 개화하면서 지역 축제와 관광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개화를 기다리며 준비되었던 지자체들의 축제들이 꽃이 예상보다 일찍, 혹은 늦게 피면서 클라이맥스를 놓치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강원도 속초시는 ‘2024 영랑호 벚꽃축제’ 개막을 사흘 앞둔 지난 3월 27일 긴급 공지를 통해 올해 벚꽃축제를 2번에 나눠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날씨 변덕에 노심초사하던 속초시는 SNS에 “죽을죄를 졌습니다. 하늘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라며 속초시청 관계자들이 시 마스코트와 함께 사죄의 절을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속초시는 축제를 1차 3월 30일~31일에 이어 2차 4월 6~7일 두 차례 나눠 열겠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한꺼번에 피는 봄꽃 사진은, 분명 과거와는 다른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려함 뒤에는 우리가 직시해야 할 환경의 도전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100년 전 4월 7일자 신문에 실렸던 벚꽃 꽃망울 사진을 통해, 꽃 사진의 시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지난주 여러분은 주변에서 어떤 꽃을 보셨나요? 댓글에서 여러분의 시선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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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봄꽃 보고 힘내요

    개나리꽃이 도로 위까지 마중 나왔네요. 언덕길 올라오는 오토바이와 자전거에 응원을 보내는 듯해요. ―서울 중구 남산 국립극장 앞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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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돌풍’ 조국혁신당 첫 기자회견 장소는 서초동 대검찰청 앞[청계천 옆 사진관]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157. 대검찰청의 주소다. 이른바 조국 대표 지지자들이 대규모 촛불 시위를 열었던 곳이기도 하다. 11일 오후 2시, 전 날 치러진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비례대표 당선자들은 선거 후 첫 기자회견을 이곳에서 열었다. 일본 기자들을 비롯해 백 명이 넘는 기자들이 모인 길거리 기자회견에 앞서 당선인들은 준비한 손팻말을 들었다. ‘검사들은 공익의 수호자라는 본분 명심하라’ ‘이원석 송경호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라’ ‘검사들 기개는 어디갔나, 소소한 저항이라도 하라!’ 등의 구호가 써 있었다. 조국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전 발언을 통해, 검찰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즉각 소환해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검찰이 소환 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들의 질문 6~7개에 대해 답변한 후 조국 대표와 참가자들은 대검찰청 앞에서 서초역까지 간단한 행진을 했다. 행진이 끝난 후 조국은 참석자들을 향해 주먹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지지자는 조국 대표에게 꽃다발을 주었다. 한편 같은 날 대법원이 조국 대표의 자녀 입시 비리 혐의 상고심 사건을 배당했다. 조 대표의 국회 입성이 결정된 직후 사건 배당이 이뤄진 셈이다. 대법원은 이날 조 대표의 업무 방해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을 노정희 이흥구 오석준 엄상필 대법관으로 구성된 3부에 배당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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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벚꽃잎 내려앉은 석촌호수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거위 3마리가 벚꽃잎이 내려앉은 호숫물을 헤엄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총선이 치러지는 10일은 전국에 구름이 많겠지만 비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낮 기온은 서울 19도, 대전 21도, 광주 대구 20도 등으로 예상된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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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봄볕 좀 쬐어도 될까요?

    열어둔 문틈으로 나무가 슬며시 이파리를 내밉니다. 곳곳이 누렇게 뜬 걸 보니 겨우내 볕에 목이 말랐던 모양입니다. ―부산 영도구 영선동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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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가 민의를 대변하지 못했던 일제강점기의 슬픈 투표장 풍경[청계천 옆 사진관]

    누구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가족과 풍경을 멋지게 찍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진이 넘쳐나는 오늘을 살면서, 100년 전 신문에 실렸던 흑백사진을 한 장씩 살펴봅니다. 독자들의 댓글을 통해 우리 이미지의 원형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이번 주에 고른 사진은 1924년 4월 2일 동아일보 3면에 실린 투표장 사진입니다. 마침 다음 주에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이미 어제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된 만큼 시기에 딱 맞는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여 명의 남성들이 투표장으로 향하고 있는데 모두 뒷모습입니다. 설명에는 “쓸쓸한 학의 선거회장 –어제 수송보교에서”라고 되어 있습니다. 올해 22대를 맞는 국회의원을 처음 뽑는 1대 국회의원 선거는 1948년 5월 10일 치러졌습니다. 1924년 찍힌 이 선거 사진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는 아닙니다. 무슨 선거인지 설명을 좀 보겠습니다. 세월 없는 학의선거상(學議選擧商)가가내 인수효가定數도 못된다고경성부 학교 평의회원의 선거는 예정과 같이 어제 수송동 공립보통학교에서 거행되여 수송동 골목은 전에 없던 혼잡을 이루었었고 운동장의 주위에는 종로거리의 야시장을 방불케하는 후보자들의 가가(假家)가 즐비(櫛比)하였다. 이 가가도 역시 보통 가가 모양으로 호떡 왜떡 비루 등 상품이 풍부하고 빈약(貧弱)함을 따라 혹은 손님들이 있어서 번창 한곳도 있고 혹은 그렇지 못하여 적적(寂寂)한 곳도 있었는데 이러한 가가의 주인은 물을 것도 없이 시대상도 모르고 그저 ‘점잖은 주의’를 실행하려는 분들이다. 그러나 가가를 내세운 분들이 경성부에서 지정한 수효보다 도로 적은 것을 보아 이 장사도 그다지 ‘횡수(橫數)가 생기는 장사’는 아닌 듯한 반면으로 그대지 머리를 싸고 경쟁할 필요도 없을 듯 싶었다. 그런데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모여든 손님들의 총수는 1천2백 여명에 이르렀다고.▶ 제일 헷갈리는 내용은, 가가(假家)와 후보자의 관계입니다. 수송동(壽松洞)이면 서울 종로 조계사 부근에 있는 동네 이름입니다. 그곳 학교에 투표장이 설치되어 유권자들이 한 표를 행사하러 들어가는 모습니다. 학교 입구에 가가는 내용으로 봐선 천막으로 만든 임시 가게 같은 것을 말하는데 그 안에서는 호떡 왜떡 맥주 등을 준비해 놓았었네요. 간식과 술이 마련되어 있는 천막에는 사람이 붐비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손님이 없어 적적한 풍경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맥주를 ‘삐루’ ‘비루’라고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100년 전에는 신문에서도 이 표현을 썼었군요. ‘beer’를 그렇게 읽었을테지요. 아무튼, 기사에 따르면 후보자들이 임시 가게를 열어 놓고 투표를 하러 오는 손님들에게 음식과 술을 제공하는 풍경이 펼쳐졌는데 일제가 할당한 인원수보다 입후보자가 적어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선출되는 상황입니다.게다가 아무리 봐도 사진 제목이나 기사 내용이 서늘합니다. 선거 참여를 독려하지도 않고 투표율이 낮은 것을 당연하다는 투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 가가의 주인은 시대가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어떤 이념을 실행하겠다고 나온 사람들인 게 분명하다. 경성부에서 지정한 후보자 숫자보다 적은 후보자가 출마했으니 머리를 싸매고 경쟁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크게 이번 선거가 인기가 없다” 정도의 뜻으로 읽으면 될 거 같습니다. 그 뒤에 오전 9시부터 2시간 반동안 총 1천 2백 명의 유권자가 투표했다는 표현은 그 뒤의 설명이 없이 마무리됩니다. 많다는 것인지 적다는 것인지에 대한 평가가 없습니다. 무슨 선거길래 이런 풍경이 펼쳐졌던 것일까요?▶ ‘學議’ 선거가 뭔지 검색을 해봤습니다. 학교평의회(학의)는 학교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기관 중 하나로 교사와 때때로 학생 대표가 참여하여 학교 운영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평의회 선거는 이러한 평의회의 구성원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였습니다. 하지만, 식민지 상황에서의 선거는 제한적이었고, 주로 일본인 관리자나 선출된 일부 조선인 교사들에 의해 지배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합니다. 아, 조선인들이 다니는 학교의 운영에 관한 회의체이긴 한데 일본인이나 일본인의 의견을 잘 듣는 사람들로 구성되는 회의체였었군요. 그래서 선거 참여 열기가 없었던 것이군요.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검색을 더 해봤습니다. 공주교육대학교 최병택 교수님의 2016년 논문 “1920년대 부 학교 평의회의 구성과 학교비(學校費) 논란 – 경성부 학교 평의회의 사례를 중심으로”을 발견했습니다.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학교평의회는 부(府)의 경우, 학교부과금 연액 5원 이상을 납부하는 25세 이상 남성을 유권자로 하는 학교평의회원 선거를 통해 구성하게 되어 있었으며, 그 정원은 6인 이상 20인 미만의 범위에서 정해졌다. 선거를 통해 구성된다는 특징이 있어서, 일제는 이를 조선인의 ‘행복을 증진하기 위해 내린 용단’이라고 선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유권자의 범위가 제한되어 있는 데에다가 의결 기능은 전혀 없고 오직 자문 기능만 있기 때문에 민중의 의사를 대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선인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고 합니다. ▶이제 오늘의 우리 선거 사진으로 돌아올 시간입니다.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선거의 종류에는 4년에 한 번씩 있는 국회의원 선거와 5년마다 있는 대통령 선거 그리고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및 기초의원 등을 뽑는 지방선거일까지 선거가 참 많습니다. 선거 사진의 역사는 우리 민주주의의 발전 모습 그대로를 반영합니다. 동아일보 내부 데이터베이스에서 ‘선거’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니 7만 6천장의 사진이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투표하는 리승만 대통령 부부(1950년 5월 31일), 민주당 당사 앞 개표 속보판 앞에 발걸음을 멈춘 시민들(1956년 5월 17일), 시.읍.면장선거에 투표하는 유권자들(고양에서. 1960.12.26.) 朴正熙 共和黨大統領候補는 春川公設운동장에서 遊說. 『野黨의 公約은 사탕발림』이라고 비난했다. <宋鎬昶記者찍어空輸>(1967년 4월 26일), 1일 광주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신민당 유세에서 김대중대통령후보가 연설하고있다. 사진=최금영 기자(1970년 11월 2일), 봄비 속의 우산 행렬.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 앞에서 유권자들이 촉촉이 내리는 봄비 속에 우산을 받쳐들고 기다리고 있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제3투표소(1981년 3월 25일). 제12대 총선 날짜를 공고한 중앙선관위는 공명을 위한 벽보 등 각종 홍보물을 전국 각지에 배포, 기권 방지와 공명풍토 조성의 계도에 나섰다(1985년 1월 23일), 民主黨의 金泳三총재가 집회장인 釜山 水營灣광장에 들어서면서 환호하는 군중들에게 답례하고 있다(1987년 10월 18일).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회원들이 공명선거캠페인 스티커 배포(1991년 3월 13일) 등 정말 다양한 사진들이 저장되어 있었습니다.▶선거는 사진기자들에게는 중요한 취재 영역입니다. 투표 당일 뿐만 아니라 후보자를 선정하는 과정과 선거 운동 그리고 당선자 인사 모습까지 말입니다. 옛날 사진들을 보니 지금과 비슷한 장면들도 있었고, 이제는 사라져버린 풍경도 있고 그렇습니다. 이제 나흘 후면 선거 당일입니다. 사진기자들의 현장은 크게 오전과 오후 두 가지로 나뉩니다. 오전에는 선거 행렬과 특이한 유권자 모습을 찾아다닙니다. 배를 타고 투표하러 가야 하는 지역 유권자들, 청학골처럼 옛날 도포를 입고 있는 분들이 모여 있는 곳, 최근에 늘어난 특이한 사람들 가령 들면 러시아에서 영구귀국한 동포 후손들이 조국에 와서 첫 투표를 하는 장면, 군인들이 배 위에서 투표를 하는 곳 등을 예전에는 취재했었습니다. 올해는 그런 곳은 많지 않을 겁니다. 사진기자들이 제일 우선적으로 찾는 곳은 ‘장사진’을 이루는 투표소입니다. 긴 뱀처럼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는 곳 말입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유권자의 열망을 잘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옛날 스크랩을 참고하거나, 최근 인구가 늘었지만 투표장은 많지 않아 병목현상을 보일 곳 같은 곳을 찾아갑니다. 불불복처럼 보이지만 꽤 꼼꼼하게 체크해서 갑니다. 사전선거가 활성화되면서 이런 곳을 찾는 곳은 점점 힘들어지긴 합니다. (혹시나 주변에 그럴 가능성이 있는 곳을 알고 계신다면 적극적으로 제보 부탁드립니다)저녁에는 선관위나 여야 당사 개표 상황실 취재를 하거나 격전지역에서 승리한 후보자들의 캠프로 가서 꽃다발 세리머니를 기다립니다. 올해는 비례대표 용지가 너무 길어 신형 투표지 분류기도 무용지물이 되고 100% 손으로 개표를 한다고 하죠? 사진기자 중에 몇몇은 밤을 새워 개표장과 당사 표정을 찍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는 어떤 모습이 가장 상징적일까요? 정치 혐오가 팽배한 만큼 썰렁한 투표장 모습일까요? 아니면 첨예하게 대립한 상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해 민심이 들끓을까요? 세월이 지나 오늘의 선거는 어떤 모습으로 기록될지 궁금합니다. 이번 주에는 100년 전 서울에서 치러진 선거 풍경을 담은 사진을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사진에서 뭐가 보이시나요? 댓글에서 여러분의 시선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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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풀밭 계단

    예쁘게 칠해진 계단을 올라 한 노인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초록 풀내음이 날 것만 같네요.―부산 흰여울마을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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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옆에서 메모하는 사람들, 정말 적고 있는 것일까?[청계천 옆 사진관]

    ▶ 북한이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이라는 정부 통신기관을 통해 해외로 보내는 사진을 보면서 궁금한 점이 하나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서 수첩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그 수첩에는 정말 메모가 되어 있을까 하는 점 말이다. ▶김정은 옆 간부들이 수첩을 들고 있는 모습은 그의 권력이 얼마나 큰지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2013년 7월 3일자 노동신문에 실렸던 사진이 대표적이다. 회의실이 아닌, 어떤 건물 복도에 김정은의 전용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있다. 테이블 위에는 재떨이가 놓여있다. 2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군 간부 모자를 쓴 8명이 서 있는데 이들 모두 손에 수첩을 든 채 김정은을 응시하거나 수첩을 보고 있다. 10년도 더 지난 사진이지만 그 사진 이후에도 김정은 옆에 있는 간부들은 ‘말씀 기록용’ 수첩과 볼펜을 꼭 들고 있다. 나는 2003년부터 북한 사진을 지켜보고 있다. 물론 김정은 이전 김정일 시대에도 수첩을 들고 있는 간부들의 사진은 있었지만 김정은 시대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들고 있는 느낌이다. 합법적으로 수첩을 들지 않아도 되는 측근은 딸과 부인 그리고 경호원 정도이다. 현지지도를 가거나 회의를 하면서 김정은이 하는 발언들은 북한 내부에서는 곧바로 역사가 되고 활동 지침이 된다. 김정일 시대에도 그랬고 김일성 시대에서 마찬가지였다. 북한이 발간하는 수많은 ‘어록’에는 정말 세세한 지시까지 다 기록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조선시대에도 왕의 말씀을 기록하는 사관(史官)들이 있었고 왕조실록 편찬의 기초자료로 활용됐다. 일반적인 다른 국가에서도 최고지도자의 말은 기록되고 보존된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메모의 형식이 획일적이다. 수첩의 크기는 대체로 15센티미터 정도 되어 보인다. 군대에서 나눠준 군인수첩이 연상된다. 표지 색깔은 초록색도 있고 갈색도 있는데 주로 갈색이 많이 보인다. 각 페이지의 오른쪽 위에는 “년 월 일”이라고 인쇄되어 있다. ▶궁금한 점은 정말 저 많은 사람들이 실제 필기를 하고 있을까 였다. 최근 북한이 배포한 사진에서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었다. 한 간부의 수첩에는 김정은의 발언을 키워드 중심으로 메모되어 있다. 우리의 메모 방식과 차이는 없다.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최측근인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의 수첩도 보인다. 조용원의 수첩은 좀 더 간결하게 메모가 적혀 있었다. 조용원은 한 줄을 쓰고 한 줄을 띄우는 방식으로 메모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게 기록으로서의 역할을 하기엔 부족하다. 소위 풀 텍스트(full text)는 아니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들 말고 김정은 ‘말씀’을 토시까지 기록하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 사진 앵글 밖에 기록 담당이 따로 수행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사진을 좀 더 찾아보았다. 조용원(김정은 오른쪽 안경 낀 사람)의 수첩 밑에 답이 있는 것 같다. 수첩 밑에 어떤 물체가 보인다(사진 3의 오른쪽이 조용원 조직비서의 손이다). 우리로 따지면 폴드 스마트폰 같은 물건을 수첩 아래에 들고 다니는데 다른 수행원들 손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최근 사진을 쭉 살펴보니 이런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모두들 메모하되 조용원은 스마트폰을 수첩 아래 녹음 모드로 든 채, 키워드 중심으로 메모하는 방식”인 것이다. 상상력을 덧붙이면, 조용원의 스마트폰에 녹음된 음성파일은 북한의 역사 담당자에게 전달될거고 그렇게 기록으로 남겨지고 있을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기자들은 취재원의 발언을 녹음한 후, AI프로그램의 도움으로 녹취를 푸는 경우가 많다. 북한의 김정은 발언 녹취 담당자가 어떤 방식으로 발언을 정리하는지 궁금하다. 보안을 생각한다면 일일이 타이핑을 할테고 효율을 생각한다면 기술에 의존할 텐데 말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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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 “5~7일 먹거리-생필품 초특가 판매”

    이마트는 5∼7일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초저가에 판매하는 ‘랜더스 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한우를 최대 50% 할인하는 등 달걀, 딸기, 대게 등 다양한 품목을 할인 판매한다. 3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행사를 알리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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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얘들아, 유리 조심!

    충돌 방지용 새가 그려진 유리 위에서 진짜 새들이 한가로이 쉬고 있어요. 마치 “우리도 유리 정도는 알아” 하는 듯해요.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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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쁜 날인데 카메라를 향해 웃지 않는 수석 졸업생[청계천 옆 사진관]

    누구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가족과 풍경을 멋지게 찍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진이 넘쳐나는 오늘을 살면서, 100년 전 신문에 실렸던 흑백사진을 한 장씩 살펴봅니다. 독자들의 댓글을 통해 우리 이미지의 원형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 지난 주 소개드렸던 ‘백년사진 No. 54-졸업식에서 학사모를 던지는 사진은 언제부터 찍기 시작했을까?’ 글에서 설명드렸듯이 100년 전 3월은 졸업시즌이었고 신문에는 각 학교의 우등생 얼굴 사진이 실렸습니다. 이번 주에도 많은 학교의 우수 졸업생 얼굴이 실렸습니다. 먼저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의 얼굴이 있어 소개합니다. 1924년 3월 28일 자 동아일보 지면입니다. ■ 학생의 기쁜 날제일고보졸업 – 우등생이 3명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 졸업식은 예정과 같이 26일 오후 1시경에 그 학교 강당 안에서 거행하였다. 다수의 내빈과 학부형이 참석 한 후 식을 열고 증서 수여와 교장의 훈사와 총독 대리로 남궁영씨의 고사와 졸업생 대표의 답사 등으로 식을 마치었는데 이번 졸업생은 도합 98명으로 그 중에 신교육령에 의한 졸업생이 38명이오 사범과 졸업생이 16명이오 보습과 졸업생이 11명이라 하며 우등생은 윤봉헌 유진오 허남하 등 세명이라더라. 가운데 유진오 학생은 이 사진이 찍힌 지 24년이 지난 1948년 헌법학자로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를 만들며 해방 후에는 신민당 당수까지 역임하는 정치인의 길을 걸었습니다. 윤봉허 군과 허남하 군에 대해서는 제 수준에서는 검색이 잘 안되었습니다. 혹시 독자분들 중에 알고 계시는 내용이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사진을 하나 더 보시죠. 1924년 3월 27일자 신문입니다. 지금의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운영한 의학전문학교 졸업식이 있었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학생의 기쁜 날세부의학전문 졸업 – 졸업생이 6명남대문 밖에 있는 세브란스 의학 전문학교에서는 재작 25일 오후 2시 30분에 졸업식을 거행하였는데 순서를 따라 교수의 연설과 총독 축사 내빈 축사와 졸업생 김승렴 군의 답사로 식을 마치었다. 이 학교는 미국 선교사의 경영으로 조선의 학계에 공헌이 많았고 당국의 지정으로 이 학교를 졸업하면 자유로 개업할 수 있게 되었다 하며 금년에는 졸업생 여섯명을 내이었는데 일번은 리익수 군이라더라. 수원고등농림 – 조선인 우등생 두명정신여학교 – 우등생이 일곱 명 ▶ 당시 신문은 [학생의 기쁜 날]이라는 고정 코너를 만들어 각 학교 우등생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식민지 시대 민족의 미래를 준비하고 이끌고 갈 재목들에 대한 기록을 남기려는 의도였을 겁니다. 저의 눈에 가장 크게 들어온 부분은 표정이었습니다. 수십 명의 학생들 얼굴이 신문에 실리는데 표정이 이상합니다. 젊은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하나도 없습니다. [학생의 기쁜 날]이라는 제목과 어쩌면 어울리지 않습니다. 100년 전 이렇게 훌륭한 학생들의 사진에서 왜 웃음이 표현되지 않았던 것일까요?▶사진기자인 제가 요즈음 사진을 찍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주문이 ‘웃어보세요, 웃어주세요’일 것입니다. 이는 단순하게 현실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서, 즐거움과 긍정적인 순간들을 포착하고자 하고 싶어서 입니다. 무뚝뚝한 것보다는 웃는 표정이 훨씬 보기에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소개드리는 사진 속 인물들이 웃지 않고 있는 이유는, 우선 그 당시 사진기자들이 학생들에게 웃어보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혹시 기술의 문제는 아니었을까요? 카메라가 처음 나왔던 1800년대에는 지금처럼 빠른 스피드로 셔터를 끊으면 필름에 상이 맺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델들은 사진가의 요구에 따라 몇 초가량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했습니다. 병원에서 우리가 X레이를 찍을 때 숨을 멈추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X레이의 셔터 스피드가 고속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웃는 상태로 정지하는 것보다는 무표정하게 정지해 있는 게 쉽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사진에서는 웃음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방금 본 사진은 1924년도 사진이고 이때는 다른 지면에 실렸던 사진처럼(1924년 4월 2일), 이미 한강변에서 열렸던 경마 대회에서 번호표를 단 채 달리고 있는 말의 모습이 신문에 실리던시절이었습니다. 요즘 경마 사진을 찍을 때 사진기자가 세팅하는 셔터 스피드는 1/1000초 전후입니다. 1초를 1000개로 나눈 순간을 포착하겠다고 카메라에 지시하는 것이죠. 100년 전에 그 정도의 빠른 셔터 스피드를 지원하는 카메라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1초를 백 단위로 쪼갤 정도의 기술 수준은 있었습니다. 웃음을 포착하기에 충분한 속도인 것이죠. 게다가 1900년도에 코닥이 1$짜리(지금으로는 30$ 전후가 될 거 같습니다) 카메라를 출시하면서 내걸었던 광고 내용이 ‘사진이 기쁨과 행복을 포착하는 수단’이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가볍게 스냅 촬영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죠. 물론 미국과 한국의 경제 상황이 달랐으니 한국 당시 조선에서 카메라가 대중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튼 일반인들이 살 수 있는 카메라에 비해 기능이 뛰어난 신문사 카메라로 미소의 순간을 포착하지 못하는 시대가 아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당시에는 치아 보건 상태가 현재보다 좋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사람들이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것을 꺼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진을 찍으면서 ‘김치’를 외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하는 기사가 있어 공유합니다. 재밌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치아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저렇게 모든 학생들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는 다른 요인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위 기사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제 상상력을 좀 덧붙여봅니다. 학생들이 웃지 않고 심각한 표정을 한 채로 등장하는 사진의 배경에는 문화나 사회 분위기 탓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식적인 행사에서는 심각한 표정을 지어야 한다는 무언의 공감대 같은 거 말입니다. 굳은 표정이 주는 점잖음과 신중함이 있지 않나요? 정중한 표정이 그 사회의 중요한 가치이고 예의일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분위기라면 사진기자들도 기교를 부려 억지로 웃게 하는 것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찍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괜히 웃는 사진을 찍어봤자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게 더 힘들었을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식민지 시대라는 배경의 영향도 있었을 겁니다. 웃을 일이 별로 없던 시절이니 신문 속 얼굴도 그 시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오늘은 100년 전 서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한 수재들의 얼굴 사진에서 웃음이 없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술적 제약보다는, 당시의 사회적 에티켓이나 건강상태 정도의 영향을 받아 오늘과는 다른 사진이 정답으로 인식되었을 거라는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졸업식이라는 중요하고 기쁜 순간에도 그들이 느끼는 책임감과 시대의 무게가 사진 속 표정에 드러난 것 같아 보는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여러분은 사진에서 뭐가 보이시나요? 댓글에서 여러분의 시선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특히 X레이의 셔터 속도에 대해 정확하게 아시는 분이 계시면 알려주세요. 제가 알고 있기론 1/30초 정도인데 이게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백년사진]은 매주 토요일 1시경에 인터넷에 포스팅 될 거 같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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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 이전엔 어떤 기차들이 있었을까?”

    시민들이 28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린 철도문화전을 관람하고 있다. 코레일이 KTX 개통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이번 전시는 다음 달 21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는 무료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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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랏빛 세계로

    26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구립영등포아트스퀘어에서 열리고 있는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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