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기복 큰 아이돌 ‘두나’… 내 모습 같아 더 안쓰러웠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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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 배우 수지
“사람에 대한 경계심 내 현실과 비슷
외롭고 감각 무뎌진 느낌 표현했죠”

드라마 ‘이두나!’에서 아이돌 두나를 연기한 수지.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이두나!’에서 아이돌 두나를 연기한 수지. 넷플릭스 제공
배우 수지(29)에게선 드라마 ‘드림 하이’(2011년) 속 통통 튀는 고혜미의 모습도, 영화 ‘건축학 개론’(2012년)에서 보여준 해사한 서연의 모습도 겹치지 않았다. 차분히 말을 고르는 그에게선 드라마 ‘안나’(2022년)에서 뿜어낸 서늘함이 느껴졌다. 밝고 해맑은 아이돌에서 어느덧 자신의 연예계 생활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는 배우가 된 수지를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수지는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에서 아이돌 두나 역을 맡았다. 동명 웹툰이 원작인 이 드라마에 수지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찰떡같은 배역”이라는 반응과 “제멋대로에 퇴폐미가 있는 두나 역에 밝고 청순한 느낌의 수지가 잘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갈렸다.

수지 스스로는 두나와 큰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그는 “대본을 볼 때부터 감정 기복이 크고 제멋대로인 두나가 이해됐다. 이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었다. 두나가 안쓰럽고, 아무래도 (실제 저와) 같은 상황을 겪었던 캐릭터라 더 마음이 쓰였다”고 했다.

두나는 인기 아이돌 ‘드림스윗’의 메인 보컬이지만 스트레스로 노래가 나오지 않아 도망치듯 은퇴한다. 수지 역시 걸그룹 ‘미쓰에이’로 활동하다가 7년 만에 해체한 경험이 있다.

수지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두나가 가진 경계심이었다. 수지는 “두나는 자기를 알아보는 것 같은 사람에게 더 경계심을 갖고 날카로워진다. 극 중 어떤 남자가 자기 일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는데 두나가 자기를 찍는 줄 알고 흠칫 놀라는 장면이 있다. (제) 현실과 정말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담배를 피우는 두나에게서는 외롭고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을, 겨울 장면에서는 추위마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감각이 무뎌진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수지는 ‘안나’에서 거짓말을 거듭하며 망가져 가는 캐릭터로 연기력을 재평가받았다. 그는 연기 발전에 대해 “(2020년) 영화 ‘원더랜드’를 찍으며 연기가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수지는 자신의 모습 같은 두나를 향해 말했다. “네가 지금 그렇게 아파하는 순간들, 지나고 보면 그런 순간들 때문에 더 빛나고 있을 거야.”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넷플릭스#드라마#이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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