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남조 시인 영면…문인들 “우린 어머니를 잃은 고아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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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영결식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엄수
나태주·신달자 등 120명 마지막길 배웅

“나를 가르치는 건/언제나/시간./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김남조의 시 ‘겨울바다 ’중)

생전 1000여 편의 시를 썼던 ‘사랑의 시인’이자 한국 여성 시단의 최고 원로 김남조 시인이 영면에 들었다.

12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김남조 시인의 영결식이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들가 함께 나태주, 허형만, 신달자, 유자효 시인 등 동료와 후배 문인 12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 회장은 이날 조사에서 “고인은 후배 시인과 문학단체를 더 좋게 만들어 주기 위해 힘쓰셨던 우리 문학의 큰 산맥이자 현대 시사의 증인이셨다“며 ”시인들께는 어머니 같은 자애로운 분이고 이제 우리는 어머니를 잃은 고아들이 됐다“며 애도를 표했다.

고인의 제자이자 후배였던 신달자 시인은 조시를 통해 고인을 기렸다. 신 시인은 ”선생님을 19살에 만난 제가 팔순을 넘겼습니다/어언 62년 시간의 속살을 어떻게 쏟겠습니까/글로도 말로도 다 못 한 수억 수천의 말을 한마디로 줄입니다/ 김남조 선생님, 사랑합니다“라며 진한 슬픔을 시로 전했다.

고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시 ‘겨울바다’의 낭송은 나태주 시인이 맡았다. 나 시인은 낭송이 끝난 후 ”선생님 편히 가세요. 저희도 따라가겠습니다. 갔을 때 거기서 새로 쓰신 시를 읽어주십시오“라고 덧붙이며 눈물을 보였다.

김남조 시인은 지난 10일 향년 9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일평생 사랑과 사람에 대한 믿음을 시로 표현한 고인은 ‘사랑의 시인’으로 불렸다. 2020년 93세의 나이로 마지막 시집 ‘사람아, 사람아’를 발표해 1000여편의 시를 남겼다. 1993년 국민훈장 모란장, 1998년 은관문화훈장, 2007년 만해대상 등을 받았다.

장례기간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신달자, 나태주, 오세영, 김화영, 이근배, 유안진, 허영자 등 문화계 인사와 동료 문인들이 빈소를 찾아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고인은 경기 양주 천주교청파묘원에 안치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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