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편제 콘서트, 메타버스로 만나는 작가들…섬진강변에 ‘흥 내려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8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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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구현 상상도
메타버스 구현 상상도
섬진강변에 범상치 않은 흥이 내려온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전남 곡성군에서 열리는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다.

26일 전화로 만난 김백기 예술감독은 “직접 참여, 비대면 참여를 합해 총 26개국 38명의 예술가가 섬진강변에 실험예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부려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PANDEMIC… Hello ? Goodbye !’다. 메타버스와 GPS 기술을 대폭 활용해 팬데믹 시대 예술의 가능성을 조망하는 것이 특징이다. 첫날 압록유원지에서 열릴 개막 공연 ‘섬진강 아트 콘서트’가 그 한 예다.

서편제 권하경 명창
서편제 권하경 명창

콘서트는 판소리의 대표적 갈래인 동편제와 서편제를 나누는 경계선이 섬진강임에 착안했다. 각각 동편제와 서편제를 대표하는 김소현 권하경 명창, 동·서편제를 조화시킨 유파인 동초제의 박정선 명창이 한데 모여 우리 소리의 스펙트럼을 펼쳐낸다. 시낭송, 진혼무, 두루미춤, 굿, 길놀이가 거들고, 헝가리 이탈리아 루마니아 작가의 설치 미술이 오라를 더한다. 무대 위 모니터에서는 GPS 앱을 통해 섬진강과 대황강의 형상을 실시간 드로잉으로 구현해낸다.

동편제 김소현 명창
동편제 김소현 명창


판소리 수궁가 중 토끼의 용궁 탈출 대목을 해학적으로 선보일 김소현 동편제 명창(섬진강 판소리학교 교장)은 “서편제가 양념 잘한 음식처럼 인정 많고 맛있는 소리라면 동편제는 장작 패듯 호방한 소리가 특징”이라며 “그간 문화적 조명이 적었던 지방에서 전통문화와 첨단 예술을 아우르는 축제를 한다고 하니 더욱 뜻이 깊다”고 말했다.

벼, 토란 콘셉트의 아바타 의상
벼, 토란 콘셉트의 아바타 의상


이 공연에 앞서서는 ‘메타버스 노리판 인 곡성’이 펼쳐진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상에 해외 실험예술 작가들을 아바타로 초대한다. 김남형 대표작가(계원예대 광고브랜드디자인과 학과장)는 “아바타에게 입힐 의상은 곡성의 특산물인 백세미, 토란, 옥수수 등을 변형해 만들었다. 기념품과 NFT 아트 개념으로 사후에 판매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조지아의 미술단체 아티스트리움이 함께 만든 영상미디어전, 홍신자 무용가가 이끄는 식사 명상, 개그맨 전유성 씨와 동행하는 피크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행사 기간에 열린다. 모든 프로그램은 예술제 공식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에서 생중계한다.

행사를 총괄 기획한 김백기 감독은 국내 실험예술 축제의 선구자다. 2002년 한국 최초의 국제 실험 예술 축제인 한국실험예술제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열었다. 2014년에는 제주로 내려가 2019년까지 섬을 터전으로 제주국제실험예술제를 개최했다. 올해는 자신의 고향인 곡성에 새로 터를 잡았다. 김 감독은 “코로나19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농업, 생태, 환경을 예술과 융합하는 화두를 던지고 싶다. 강을 둘러싼 문화 콘텐츠도 계속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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