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욕심이 선후수를 바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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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리키 료 9단 ●셰커 8단
준결승 2-2국 6보(69∼86)

상변 흑 석 점이 골짜기에 갇히면서 위험에 빠졌다. 흑은 어떻게든 목숨을 부지해야 한다. 흑 69는 행마의 리듬을 구하려 한 수순이었지만 악수(惡手)다. 백 70과 교환돼 이득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운신도 어렵게 만들고 말았다. 인공지능은 참고 1도 흑 1로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 것을 추천했다. 백 2엔 흑 3으로 한걸음 더 나간 뒤 5로 지키면 백도 공격을 계속하기는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흑 71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탈출이 여의치 않은 흑은 일단 궁도를 확보해 안에서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백 72가 따끔한 급소 치중이다. 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잡으러 갈 이유는 없었다. 참고 2도 백 1로 막으면 충분했다. 흑은 2로 둬서 살아야 하는데, 백 3으로 응수를 타진할 때 너무 괴롭다. 흑 4로 둬서 8까지 살 수는 있겠지만 중앙을 이렇게 철벽으로 막히면 흑이 승산 없는 모습이다. 실전도 백 74로 중앙을 막아 백의 호조이긴 하나 흑 83, 85로 삶의 형태를 갖추고 나니 백 86의 보강이 불가피해졌다. 결정적으로 선후수가 바뀌고 말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구기호
#바둑#제9회#응씨배#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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