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말 리듬으로 개성적인 詩세계 보여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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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영랑시문학상’ 본심 후보작 5편 선정
등단 20년 이상 된 시인 중 곽재구 김소연 박라연 등 올라
19일에 최종 우수작품 발표
영랑생가서 10월 시상식 개최

영랑시문학상 예심 위원들은 “2년간 출간된 좋은 시집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읽은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수상작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경수 평론가, 김참, 김병호 시인.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영랑시문학상 예심 위원들은 “2년간 출간된 좋은 시집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읽은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수상작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경수 평론가, 김참, 김병호 시인.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동아일보와 전남 강진군이 공동 주최하는 제17회 영랑시문학상이 지난달 17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 인근에서 예심 심사위원회를 열고 본심에 올릴 다섯 작품을 선정했다. 영랑시문학상은 섬세하고 서정적 언어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영랑 김윤식 선생(1903∼1950)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그의 시 세계를 창조적으로 구현한 시인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올해부터 동아일보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올해 4월 위촉된 운영위원회(위원장 신달자 시인)는 운영요강과 심사위원 위촉 및 심사기준을 확정하고 예심과 본심 심사위원단을 꾸렸다. 김병호, 김참 시인과 이경수 문학평론가로 구성된 예심 위원은 6월부터 등단 20년 이상 시인이 2018, 2019년에 출간한 시집을 대상(기 수상작 제외)으로 추천작 15개 작품을 선정했고 이날 심사를 거쳐 최종 5개 작품을 본심에 올렸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곽재구 시인의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 △김소연 시인의 ‘i에게’ △박라연 시인의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 △신해욱 시인의 ‘무족영원’ △황재학 시인의 ‘검은 잎사귀의 노래’다.(이상 이름 가나다순)

곽재구 시인의 ‘푸른 용…’은 전남 순천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쓴 작품들이 수록됐다. 일상적 삶과 여행에서 발견된 장면들을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그린 시들이 수록됐다.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넓은 지평이 미덕”이란 평가를 받았다.

김소연 시인의 시집 ‘i에게’는 일상 속에 감춰진 내면세계를 자신만의 개성적 시선으로 표현해냈다. “평면적 해석에 저항하고 기존 감각을 거부하는 자기 완결적 언어에 기초한 시집” “새로운 미학적 쾌감”이란 평이 나왔다.

박라연 시인의 ‘헤어진 이름이…’는 개인의 고통과 상처에 대한 공동체적 위로를 제공하는 작품. “언어의 화려한 겉치레를 극복하고 사유의 문장으로 시적 대상의 본질을 첨예하게 이끌어낸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신해욱 시인의 ‘무족영원’은 간결하면서도 여백이 풍부한 언어로 독특한 감각을 열어온 시인의 도약을 보여주는 시집. “새로운 시적 갱신을 통해 이전 세계를 넘어서는 경이로운 시도”라는 평을 받았다.

황재학의 시집 ‘검은 잎사귀의 노래’는 단형의 시 속에 절제의 미학을 갖춘 단아한 시를 선보인다. “말이 흘러넘치는 시대에 절제를 통한 ‘보여주기’에 충실하다”는 평을 받았다.

예심 위원들은 “다섯 작품 모두 우리말의 리듬감과 아름다움을 빛낸 시문학파의 대표적 시인 김영랑의 이름과 위상에 걸맞은 개성적인 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본심은 19일에 진행된다. 시상식은 10월 16일 전남 강진군 영랑 생가에서 열린다. 상금은 3000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영랑시문학상#본심 후보작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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