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화 감독 “대사중 ‘나쁜 사람 없고 나쁜 상황만 있다’는 내 소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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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넘기며 신기록… 영화 ‘신과 함께2’ 김용화 감독

스스로를 ‘대중 영화 연출자’라고 부르는 김용화 감독은 “가장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관심이 가고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스로를 ‘대중 영화 연출자’라고 부르는 김용화 감독은 “가장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관심이 가고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부만으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는데 2부도 빠르게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고 있다. 영화 ‘신과함께’ 이야기다. 2부인 ‘신과함께―인과 연’은 개봉 닷새 만인 5일 누적 관객 수 6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단 흥행 기록이다. 전편에서 이어진 기대감과 최악의 폭염으로 극장에 몰린 관객이 흥행 질주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과함께2’가 개봉한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김용화 감독(47)을 만났다.

―예매율이 심상치 않다. 기분이 어떤가.

“숫자를 자주 확인하고 있다. 함께 고생하고 운명을 걸어준 사람들을 생각하면 행복하다.”

―2부에서 더 신경 쓴 점이 있다면….

“신과함께 1, 2부는 통합된 이야기다. 1부는 자홍(차태현) 중심의 스트레이트한 이야기라면 2부는 출발점이 다른 강림(하정우) 등 저승 삼차사의 이야기가 하나로 섞여 들어간다. 이 이야기가 합쳐져 폭발력을 낼 수 있도록 집중했다.”

―“나쁜 사람은 없고, 나쁜 상황만 있다”는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다. 평소 소신이기도 하고. 원래부터 악한 사람이 있을까? 상황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1부에 이어 2부도 모니터링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2부는 여러 편집본을 두고 500명 이상에게 모니터링했다. 일반인과 회사의 기술진이 참가한다. 여러 번 모니터링해서 반이 넘는 사람이 이야기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수홍(김동욱)과 강림의 이야기는 모니터링에서 반응이 좋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절반 정도 덜어냈다.”

영화 ‘신과 함께’에서 염라대왕 역할을 맡은 배우 이정재(왼쪽)와 김용화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 함께’에서 염라대왕 역할을 맡은 배우 이정재(왼쪽)와 김용화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엔딩을 보면 새로운 이야기로 3, 4편이 나올 것 같다.

“아직 결정을 못 내렸다. 대중이 원하면 다음 편이 안 나올 이유가 없으니 엔딩은 1, 2부 감독으로서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사전 작업은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지만 관객이 다음 편을 원하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해외 시리즈 영화처럼 다른 감독이 (3, 4편을) 맡을 수도 있나.

“당연하다. 적절한 감독이 의사를 표현하면 후속편에서는 제작자로 남을 용의가 충분히 있다.”

―‘미스터 고’부터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활용하고 휴먼 스토리에 집중하는 등 한우물을 파서 결국 빛을 봤다. 선택이 옳았다고 보나.

“자기가 성공한 이유가 과거에 있다고 해서 똑같은 것을 계속하는 걸 ‘활동적 타성’이라고 한다. 이를 버려야 한다. 스스로를 절벽으로 밀어내지 않으면 사람들도 나를 따르지 않는다.”

―해외 시장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나.

“물론이다. 한국 관객이 트렌드에 민감하고 눈이 높기로 유명한데, 한국에서 호응을 얻었으니 해외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에 진출할 예정이고, 심의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대표를 맡고 있는 ‘덱스터스튜디오’의 목표는….

“아시아의 디즈니 같은 회사가 되고 싶다. 제작뿐 아니라 테마파크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스튜디오 말이다. 목표가 10이라고 치면 0.1 정도 했다고 생각한다. 능력껏 최대한 노력하고 뒤이을 대표와 식구들이 잘 이끌어 간다면 어느 순간 회사에 내 사진이 걸려 있을 것이다. 회사가 훌쩍 성장한 후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보며 ‘1대 회장이었어’라고 이야기하는 상상을 해본다.”(웃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영화 신과 함께#김용화 감독#덱스터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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