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어 비올라(Viola)는 바이올렛 색깔을 가리키지만 비올렌티아(Violentia)는 ‘폭력’, 비올라레(Violare)는 ‘폭력을 행사하다’는 뜻이다. 영어와 프랑스어에서 바이올런스(Violence)와 비올라시옹(Violation)도 폭력을 뜻한다.
독일 출생 사회학자 에바 헬러는 저서 ‘색의 유혹’에서 바이올렛과 폭력 혹은 권력의 언어적 근접성은 이 색깔이 ‘지배자의 색’이었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다고 설명한다. 보라색 옷을 지으려면 몇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염료를 구하기 어려워 가격이 어마어마했던 탓에 바이올렛은 황제나 성직자만이 향유할 수 있는 색깔이었다.
세계적인 컬러 전문 기업 팬톤(PANTONE)은 2018년을 대표하는 색깔로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을 선정했다. 미(美)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패션계는 ‘가장 강렬한(Ultra)’ 색의 제왕을 런웨이로 데려왔다. 황실에서만 누릴 수 있던 특권을 드레스와 슈트, 백으로 재해석했다. 드라마틱하게 도발적이고, 짙은 밤하늘을 닮아 우아한 보랏빛으로 물든 2018 봄여름 런웨이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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