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순국, 정유재란 종전…‘58년 개띠’ 베이비붐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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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무술년

올해는 황금 개의 해, 무술년이다. 개는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자 영리하고 충성심이 많아 인간에게 헌신하는 충복(忠僕)의 상징이다. 그래선지 격랑의 역사 속에서도 무술년만큼은 전쟁이 마무리되거나 인구가 증가하는 등 평화로운 시기가 많았다.

“싸움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1598년 무술(戊戌)년 12월 16일 정유재란 최후의 전투 ‘노량해전.’ 충무공 이순신 장군(1545∼1598)은 마지막 순간 이 같은 말을 남겼다. 전날 함선 500여 척에 탄 일본 수군 6만여 명은 본국으로의 철군을 위해 노량(露梁)에 집결했다. 이를 간파한 이순신 장군은 16일 새벽 4시 직접 함선을 이끌고 공격에 나섰다. 도망가는 왜군을 끝까지 추격하던 이순신 장군은 끝내 총탄에 맞아 숨을 거뒀다. 임진왜란부터 7년간 조선의 국토를 황폐화시킨 전쟁은 이순신 장군의 무술년 결사항전과 함께 그렇게 막을 내렸다.

60년이 흐른 1658년 무술년은 청나라와 러시아 차르국 사이의 국경 분쟁이 극에 달한 해였다. 1654년 1차로 조선에 원군을 요청한 청나라는 1658년 2차 나선정벌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다행히 조선은 군량 제공 등 간접적인 지원을 하면서 큰 피해 없이 강대국들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구한말이었던 1898년 무술년에는 아들을 대신해 조선을 좌지우지했던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서거했다. 같은 해 중국 청나라에선 과거제도와 조세 개혁 등을 시도한 ‘변법자강 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서태후(1835∼1908)를 주축으로 실권을 쥔 반(反)개혁파의 방해로 인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현대사에선 1958년 죽산 조봉암이 이끌던 진보당이 해산됐다. 이승만 정부는 1958년 “진보당이 북한 간첩과 접선했다”며 정당 등록을 취소시켰다. 당수였던 조봉암은 이듬해 국가보안법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 해는 ‘58년 개띠’ 해로 불릴 만큼 본격적인 베이비붐(출생률이 다른 시기에 비해 현저하게 상승하는 것)이 시작된 시기였다. 통계청 인구자료에 따르면 1955년부터 1957년까지 80만 명대에 맴돌던 출생인구는 1958년 92만17명을 기록해 사상 처음 90만 명대를 기록했다.

같은 해 서독 뮌헨에서 잉글랜드 축구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선수들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는 ‘뮌헨 비행기 참사’가 발생했다. 맨유 선수들은 당시 유러피안컵 방문경기를 마치고, 항공기 급유를 위해 잠시 뮌헨에 들렀다가 화를 당했다. 미국에선 항공우주국(NASA)이 발족하며 본격적인 우주 개발 시대를 열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무술년#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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