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한국계 미국인 의사. 서문부터 단도직입이다. “병을 키워온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고 계속 아무 음식이나 막 먹고 살면서 ‘병을 고치는 건 병원에서 의사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의사의 말이라고 맹목적으로 따르기만 하지 말고,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온 것만으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주장이다. 자신의 병이 왜 생겼는지, 어떻게 하면 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지 환자 본인이 직접 고민해야 치료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가 발표한 연간 미국 내 의료과실 사망자 25만 명의 사망 원인 중 1위는 의약품의 부정적 효과(약 10만6000명)였다. ‘의약품의 부정적 효과’란 의료진의 실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올바르게 처방된 약을 복용하고 부작용으로 사망했음을 의미한다.”
병원 안전평가회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보고돼 통계에 반영되는 의료과실은 전체 발생 건의 5∼20%에 불과하다. “그나마 미국에서는 의료과실이 활발하게 공론화되고 있다. 적어도 환자나 보호자가 한국에서처럼 억울함 때문에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필요는 없다”는 대목이 씁쓸하게 읽힌다.
저자는 겨우 증상만 다스리는 대증요법이 현대의학에서 독점적 지위를 행사하면서, 생활습관 교정과 식습관 개선이 훨씬 더 절실한 만성 질환이나 성인병에도 응급의학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음식으로 치료할 병을 약으로 치료하려 한다는 것.
이윤 추구에만 몰두하는 제약회사에 대한 비판 등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찬반이 갈릴 수 있겠다.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약 먹었으니 됐다”는 말은 쑥 들어가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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