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동아/11월 7일]1998년 조용필 데뷔 30주년을 노래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6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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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신작 음반을 발표한 조용필이 쇼케이스 공연에서 열창하는 모습. 동아일보DB
2013년 신작 음반을 발표한 조용필이 쇼케이스 공연에서 열창하는 모습. 동아일보DB
20세기의 끝자락이었던 1999년 12월 동아일보는 한 세기 동안 대중음악사를 수놓았던 국내 주요 뮤지션 10명을 정리했다. 조용필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았다.

“20세기의 단 한 뮤지션을 꼽으라면 이 사람이다. 포크를 계승한 한국 가요 문법의 완성, 보컬과 작곡의 한국적 정체성, 밴드와 녹음에 대한 집중투자, 서구 팝에 대한 한국 가요의 시장 우위 확립 등 업적이 찬란하다.”(동아일보 1999년 12월 28일자 15면)

한국갤럽 설문조사에서 20세기 최고의 가수와 가요로 조용필과 그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꼽혔다. 동아일보 1999년 12월 23일자 지면.
한국갤럽 설문조사에서 20세기 최고의 가수와 가요로 조용필과 그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꼽혔다. 동아일보 1999년 12월 23일자 지면.
닷새 전 한국갤럽의 설문조사에선 한국인이 뽑은 20세기 최고의 가수와 가요로 조용필과 그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선정됐다(동아일보 12월 23일자 53면)

앞선 1998년은 조용필이 데뷔한 지 30년이 되는 해였다. 그해 오늘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새 앨범 ‘ambition’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 날이었다. 동아일보는 첫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무대가 된 부산과 조용필과의 인연을 조명하기도 했다(동아일보 1998년 7월 2일자)

조용필이 1980년 발표한 1집 앨범.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등이 수록된 이 음반은 100만 장 이상 팔리면서 국내 최초의 밀리언셀러 음반으로 기록됐다. 동아일보DB
조용필이 1980년 발표한 1집 앨범.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등이 수록된 이 음반은 100만 장 이상 팔리면서 국내 최초의 밀리언셀러 음반으로 기록됐다. 동아일보DB
조용필은 고3 때인 1968년 그룹 ‘앳킨스’를 결성해 미군 무대에 서면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20세기 최고의 가요’로 꼽히게 되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발표했던 때는 1976년이었다. 이 노래는 다른 가수들이 발표한 바 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3000원이나 5000원의 싼 작곡료를 주고 사서 그가 다시 부른 곡이었다”(1998년 7월 2일자 31면). 이 ‘구색 맞추기 용 노래’가 조용필의 목소리로 대히트를 기록한 거였다. 이어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못찾겠다 꾀꼬리’ 등이 잇달아 인기를 모았다. 정치적으로 엄혹한 1980년대에 가수 조용필의 이름은 환하게 빛났다.

조용필이 데뷔 30년을 맞았던 1990년대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필두로 대중음악 주류의 세대교체가 이뤄졌을 때였다. 그럼에도 조용필의 위력은 건재했다. ‘꿈’ ‘바람의 노래’ 등의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인기를 이어갔다. 당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 노래는 한국적 록”이라면서 음악의 정체성을 밝히기도 했다(동아일보 1999년 11월 3일자 15면)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2006년 동아일보의 ‘내 마음 속의 별’ 시리즈에서 조용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뭇사람의 고해성사를 들어주는 성직자 같은 가수”라고 했다. 이처럼 조용필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노래로 장수하는 뮤지션으로 살아남았다.

2013년에 발표한 음반 ‘헬로’에 실린 ‘헬로’ ‘바운스’ 역시 나이와 성별을 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자기 혁신’을 거듭하는 가왕(歌王)의 위력을 과시한 셈이다.

내년 2018년은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이 되는 해. 그가 대규모 전국투어를 계획하고 있으며 새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돌아온 가왕이 부모와 자녀 세대를 아우르는 희망과 소통의 메신저가 되길”(동아일보 2013년 4월 25일자 35면 사설) 바라는 마음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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