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한 색채-소용돌이 치는 화면 ‘관객 압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佛 야수파 화가 블라맹크展 ‘눈 덮인 마을’ 등 80여점 전시

모리스 드 블라맹크 ‘눈 덮인 마을’(1935∼36년). 예술의전당 제공
모리스 드 블라맹크 ‘눈 덮인 마을’(1935∼36년). 예술의전당 제공
모리스 드 블라맹크(1876∼1958)는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를 이끈 프랑스 화가다.

‘야수파’라는 명칭은 1905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살롱전에 출품된 알베르 마르케의 청동조각을 보고 평론가가 “야수의 우리에 갇힌 듯한 도나텔로(르네상스 초기 이탈리아 조각가)”라고 비하하듯 평한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블라맹크와 앙리 마티스, 알베르 마르케, 라울 뒤피, 조르주 루오 등이 대표적인 야수파 화가로 분류된다. 이들 화풍은 빨강, 노랑, 초록 등 원색을 대담하게 사용하며 굵은 붓으로 두껍게 칠하는 개성적인 방식으로, 전통적인 사실주의 화법에 반기를 들었다.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모리스 드 블라맹크’전이 열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블라맹크의 작품이 다른 야수파 화가들의 그림과 함께 전시되긴 했지만 블라맹크 작품만 단독으로 소개되기는 처음이다.

이번 전시에는 1935∼36년 그려진 ‘눈 덮인 마을’과 1947년 작 ‘브르타뉴 어선의 귀환’ 등 1930, 40년대 그림이 많이 나왔다. 블라맹크가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한 시기다. 소용돌이 같은 필치와 중후한 색채가 돋보이는, 야수파의 특징이 잘 드러난 그림들이다. 바이올린 연주자, 사이클 선수로도 활약했던 블라맹크의 자유로운 성품도 작품의 역동성을 통해 헤아릴 수 있다.

유화의 질감이 잘 드러난 그림들이어서 작품을 직접 관람하는 매력이 크다. 블라맹크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직접 짜 칠하면서 선명한 색감과 두툼한 질감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자연스레 화면에 에너지가 넘친다. ‘눈 덮인 마을’이나 ‘겨울 마을의 거리’(1928∼1930년) 등 프랑스 지방 마을을 그린 풍경화들에선 물감이 거리를 흐르는 듯하다.

작품 80여 점과 함께 미디어 영상체험관도 마련됐다. 작품에 직접 들어간 것 같은 체험을 통해 공감각적 감상을 유도한다는 의도다. 8월 20일까지.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모리스 드 블라맹크#야수파#블라맹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