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정성수]신춘문예공모, 개선할 점 있다

  • 동아일보

 신춘문예 공모가 시작되면 엄청난 원고가 투고된다. 그 매력은 신문사라고 하는 권위와 이에 따르는 전파력에 있다. 다른 하나는 상금이라는 프리미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춘문예 공모 시즌이 되면 수많은 문학도가 몸살을 앓고, 당선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신문사들 역시 풍작을 위해 경쟁을 한다.

 그렇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된다. 우선 응모자의 나이나 주민등록번호를 밝히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문학에는 젊음이나 늙음이 없다. 그런데 나이나 주민등록번호를 밝히도록 하는 것은 노년층 문학인들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다. 부득이 알아야 할 경우라면 당선자가 결정 나면 그때 요구해도 늦지 않다. 그것도 아니면 모집 요강에 나이와 성별 등 자격 요건을 세밀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등단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문제다. 올 1월 모 신문에서 ‘2016년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인이 기성 문인임이 밝혀져 당선을 취소했음을 알려 드립니다’라는 사고를 봤다. 그런데 요즘 등단을 하지 않는 문인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생교육원을 비롯해서 동사무소 또는 노인복지회관 등에서 문학 공부를 하면 등단은 하기 싫어도 할 수밖에 없다.

 출간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원고와 경비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도 출간이 가능하다. 문학성이나 작품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책 한 권 출간하지 않으면 문인으로 대접도 못 받는 세상이다.

 같은 부문의 다른 신문사에서 수상한 사람은 기성 문인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작품 응모 자체를 할 수 없다. 작가 등용문인 신춘문예는 말 그대로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오로지 작품성만으로 선정하여 희망의 신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성수 시인
#신춘문예#신춘문예공모#등단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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