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정악 창시자 김성진 탄생 100주년 음악회 열려

  • 동아일보

16일 국립국악원서 다채로운 공연… 생전 연주 담은 CD-DVD 무료배포
‘명인의 삶’ 조명 학술대회도 개최

대금정악 연주의 명인 김성진의 생전 연주 모습. 국립국악원 제공
대금정악 연주의 명인 김성진의 생전 연주 모습. 국립국악원 제공
 중요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의 창시자인 김성진 선생(1916∼1996)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회와 추모 음악회가 열린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과 대금연구회(이사장 임재원)는 16일 오전 10시 국립국악원 대회의실에서 학술대회를, 오후 5시 예악당에서 음악회를 연다. 김성진의 생전 연주 음원을 모아 이번에 새로 제작한 CD와 DVD도 관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 1959년 ‘다스름’ 연주 등 수록 곡의 절반은 전에 발표된 적이 없는 발굴 음원이다.

 김성진은 1916년 서울에서 태어나 1936년 이왕직아악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종묘제례악 집박과 대금, 1968년 대금정악 예능보유자로 인정됐다. 1977년 녹조근정훈장을, 1993년 대한민국예술상 은관 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임재원 대금연구회 이사장은 “선생은 문헌이나 음반이 아닌 실연으로 현 세대에 소리를 전한 스승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대금주자”라며 “호흡이 중요한 관악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70대 이후까지 활동을 이어가는 일이 매우 드문데 선생은 75세까지 무대에 서면서 ‘입신의 경지’로 불렸다”고 전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거쳐 우리 대금의 선율을 현대에 계승한 전설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이상룡 단국대 명예교수는 ‘대금정악의 명인 녹성 김성진의 예술인생’이란 제목으로 그의 삶을 재조명한다. 대금 제작자 최우석 씨는 ‘대금의 구조와 음색에 대한 소고’에서 대금에 들어가는 갈대의 속살, 즉 ‘청’을 30년간 지속적으로 채취, 보관해 그 음색 변화를 분석해 발표한다. 생태계 파괴의 위기 속에서도 한반도 갈대의 맥을 이어 대금의 특징적 소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음악회에서는 대금연구회원들, 국립전통예술중학교와 국립국악중학교 학생들이 각각 대금합주를 선보이고 조창훈의 대금독주 ‘상령산’, 이동규 조순자의 가곡 ‘태평가’가 연주된다.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은 종묘제례악 전폐희문을 무대에 올린다.

 임 이사장은 “대금은 그 탄생 배경이 신라시대 만파식적 설화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합주 음악에서 기준 음을 내주며 길이가 85cm에 이르러 세계적으로 그 위용이 특별한 관악기”라면서 “만파식적의 정신을 길이 이어 가도록 후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
#중요무형문화재 제20호#대금정악#김성진 선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