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팔용의 12번째 개인전이 6일부터 11일까지 대구광역시 지산동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열린다. ‘돌’을 통해 현실의 이상향(유토피아)을 실현하고자 하는 소망을 투영시킨 작품들이다. 이 작가는 수년 전 야외 스케치를 하다 문득 지천에 깔린 돌에 매료됐다고 했다.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견뎌온 흔적이 남은 돌의 매끈하면서도 둥근 모습에서 인간의 모진 삶의 과정을 느꼈다.
이 작가는 이를 두고 “마치 사람의 얼굴이나 성격만큼이나 다양하다는 측면에서 인간군상의 참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돌을 소재로 한 풍경화에 집착했다. 인간의 다양한 삶을 풀어내기 위해 마치 사진으로 찍어낸 것처럼 극사실 화법으로 그려냈다. 최근엔 풍경은 아예 빼고 돌만 전면에 내세운 작품에 집중해왔다. 특히 두 개의 돌을 나란히 배치한 뒤 그 위에 또 다른 돌을 올려 삼각형의 구도를 보인 작품은 서로 돕고 의지하려는 인간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돌이 생명력을 지니고 스스로 움직인다고 여긴 작가는 작품소재인 돌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신의 모습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투사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