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소리가 대극장을 가득 메웠다. 낮은 음이 뿜어져 나올 땐 의자가 흔들리는 착각이 들 정도로 깊고 풍부한 음색이 인상적이었다. 파이프오르간 하나였지만 플루트, 호른, 바이올린, 팀파니 등 다양한 악기의 소리가 들렸다. 마치 오케스트라 공연을 듣는 것처럼 느껴졌다.
세종문화회관은 27, 28일 이틀간 대극장 무대에 ‘5대륙, 5인의 오르가니스트’(사진)를 올린다. 세계 최다 오르간 음반 출시 기록을 가진 토머스 헤이우드(호주)를 비롯해 마이클 엉거(캐나다) 마레크 스테판스키(폴란드) 제러미 조지프(남아프리카공화국) 김지성 서울신학대 교회음악과 교수 등 5명이 나선다.
25일 미리 들어본 연주는 압도적이었다. 8098개의 파이프에 높이 11m, 폭 7m, 무게 45t에 이르는 파이프오르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량은 ‘악기의 제왕’이란 별칭이 딱 어울려 보였다. 쏟아지는 다양한 음의 물결은 공연 뒤에도 쉽사리 귀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무대 가운데에 설치된 디지털 건반과 객석 오른쪽 2층에 설치된 건반 두 곳에서 진행된다. 솔로 무대는 물론 듀오, 그리고 5명이 함께 연주를 펼치기도 한다. 오르가니스트의 뒷모습만 보인다고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4단 이상의 건반을 치려고 팔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과, 30개 이상의 발 건반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두 발을 바삐 움직이는 모습은 흡사 무용 공연을 보는 듯한 색다른 재미를 준다.
27일에는 ‘바흐의 밤’을 주제로 바흐가 작곡한 오르간 곡들이 오르고, 28일에는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과 5명이 함께 연주하는 ‘탱고 1997’이 무대에 오른다. 3만∼9만 원. 02-399-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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