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49기 아마국수전… 누란지세(累卵之勢)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 김기백 5단 ● 위태웅 5단
준결승 1국 6보(78∼92)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로 하변 백 진을 삭감하자 백은 78로 중앙 흑 ○에 대한 공격에 나선다. 백 78은 허공에 뜬금없이 띄워놓은 수 같지만 보기보다 강력하다. 흑 ○와 ○ 중 어느 한쪽이 살아가는 건 어렵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백의 두터움이 쌓이면 다른 쪽이 다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흑은 두 말을 동시에 보호하는 신중한 행마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참고도 흑 1이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안전한 수다. 물론 백 2로 씌우는 수가 답답하지만 흑 3과 같은 수로 타개의 여지가 있다. 이건 앞으로도 갈 길이 먼 진행이다.

그런데 흑 79, 81의 이단젖힘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폭주. 흑이 공격당하는 상황에서 가볍게 두진 못할망정 이렇게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기리(棋理)에 어긋난다.

실제 결과도 매우 나쁘다. 백 84, 86으로 두는 평범한 수에 흑의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 한눈에 봐도 흑 ○가 허약해져 황급히 달아나야 한다. 그 와중에 백이 90으로 밀자 중앙 ○는 우하 흑과의 연결로가 차단됐다. 아까 둔 백 78의 안성맞춤인 자리에 놓여 있다. 흑 91을 생략할 수 없을 때 백 92가 손맛 짜릿한 강수. 흑 ○가 빈사상태에 빠졌고 흑 ○도 완전히 살지 못한 상황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