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까지 무명의 창지기… 세레나데는 내게 행운의 작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29일 개막 발레 ‘세레나데’ & ‘봄의 제전’ 주역 박종석

발레리노 박종석은 “언젠가는 수석무용수로 올라가 진짜 남자다운 느낌을 주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발레리노 박종석은 “언젠가는 수석무용수로 올라가 진짜 남자다운 느낌을 주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창지기에서 완전 신분 상승한 거죠.”

국립발레단의 코르드발레(군무) 단원인 박종석(25)은 지난달 열린 발레 ‘라 바야데르’에서 창지기 역할을 맡았다. 40분 동안 무대 위에서 창을 들고 ‘가만히’ 서 있었다. 1개월 뒤 반전이 일어났다. 29일∼5월 1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발레 ‘세레나데’&‘봄의 제전’에서 주역을 꿰찬 것. 주역을 군무 단원이 맡은 것 자체가 파격이다. 게다가 그는 지난해 12월 오디션을 거쳐 올해 1월 발레단에 입단한 신입이다.

‘세레나데’는 신고전주의의 창시자인 조지 발란신의 안무에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함께한다. 이 작품의 저작권을 가진 조지 발란신 트러스트 재단의 트레이너가 한국을 방문해 무용수들의 연습을 보고 그를 주역으로 발탁했다.

2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냥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 주역을 맡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이른 시일 안에 돼서 얼떨떨했어요. 제가 발탁 돼 다른 단원들도 의아해했던 것 같아요.”

그는 국립발레단에서는 신입이지만 국내외 유명 발레단에서 활동했던 무용수다. 중학교 3학년 때 미국 유명 발레학교인 워싱턴 키로프 발레학교로 유학을 간 뒤 워싱턴 발레단, 펜실베이니아 발레단에서 5년간 활동했다.

“‘세레나데’는 저에게 인연이 많은 작품이에요. 미국에서 활동할 때도 ‘세레나데’ 덕분에 솔리스트로 승급할 수 있었어요. ‘세레나데’만 6차례 정도 공연했던 것 같아요.”

그는 국립발레단의 간판 스타인 수석무용수 김지영(38)과 호흡을 맞춘다. 김지영은 현재 국립발레단 단원 중 최장수 무용수다. “처음에는 하늘과 같은 대선배와 파트너가 돼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막상 연습을 같이 해보니 누나가 굉장히 잘해줘서 부담을 덜었죠.”

‘세레나데’는 줄거리 없이 음악에 정확히 몸짓을 맞춰야 한다. 줄거리에 따라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다른 작품과는 다르다. 그는 오히려 그 점이 더 좋았다. “음악에 따라 제 감정을 표출할 수 있어 좋아요. 특히 조지 발란신이 말한 ‘음악을 보고 춤을 들어라’라는 말을 가장 좋아하는데 저도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보일 정도로 흠뻑 빠져들고 싶어요.”

이번 공연은 1막은 ‘세레나데’, 2막은 ‘봄의 제전’으로 꾸며지며 수석무용수 김리회, 박슬기, 이동훈 등이 주역을 맡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발레#세레나데&봄의 제전#박종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