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초인의 대결, 승자는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6분 영상 中베이징서 첫 공개

‘배트맨 대 슈퍼맨’은 슈퍼맨의 탄생과 성장을 담은 ‘맨 오브 스틸’(2013년)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고향 클립톤 행성에서 온 조드 장군을 막느라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슈퍼맨(오른쪽)과 신에 가까운 힘을 지닌 슈퍼맨이 반드시 타락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배트맨이 자신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 맞붙는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배트맨 대 슈퍼맨’은 슈퍼맨의 탄생과 성장을 담은 ‘맨 오브 스틸’(2013년)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고향 클립톤 행성에서 온 조드 장군을 막느라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슈퍼맨(오른쪽)과 신에 가까운 힘을 지닌 슈퍼맨이 반드시 타락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배트맨이 자신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 맞붙는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신과 인간이 싸우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애초에 싸움이 가능하긴 할까.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4일 개봉)은 만화로는 몇 번 다뤄졌지만 영화로는 처음으로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그렸다. 관객의 관심사는 신에 가까운 능력을 가진 초인(超人) 슈퍼맨과 인간인 배트맨이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지에 있다. 10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완다CBD극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약 6분 분량의 ‘배트맨 대 슈퍼맨’ 영상으로 이 의문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 배트맨 대 슈퍼맨

빗속에서 벌어지는 배트맨(벤 에플렉)과 슈퍼맨(헨리 카빌)의 대결을 담은 이 영상에서 배트맨은 슈퍼맨에게 치명적인 광물 크립토나이트를 공격 수단으로 활용한다. 크립토나이트로 슈퍼맨을 공격해 무력화한 뒤 치명상을 입히는 것.

또 다른 단서는 “내가 원했다면 넌 이미 죽었을 것”이라는 슈퍼맨의 대사다. 슈퍼맨은 인간을 죽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자기를 공격하는 배트맨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배트맨이 기관총, 미사일, 배트모빌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슈퍼맨을 공격하는 사이 슈퍼맨은 인간 배트맨을 적당히 봐주며 싸워야 한다.

둘 다 정의의 편인 슈퍼맨과 배트맨이 싸우는 이유도 궁금증 중 하나다.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에플렉은 “배트맨은 전성기가 지나 늙고 지쳐 있다. 악과 싸우는 데는 베테랑이지만 동시에 분노와 절망이 쌓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런 배트맨 앞에 슈퍼맨이 새롭게 나타난 것이다. “어떤 힘이 타락하지 않는다는 건 오래된 거짓말”이라는 악당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의 대사처럼 배트맨이 절대적인 힘을 가진 슈퍼맨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한 일. 공개된 영상에서 배트맨은 크립토나이트로 무력해진 슈퍼맨에게 “공포를 느껴봐. 넌 용감한 게 아냐. 인간이 용감한 거지”라고 말한다.

11일 오후(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파크하이엇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배트맨 역의 벤 애플렉, 잭 스나이더 감독, 슈퍼맨 역의 헨리 카빌(왼쪽부터)이 참석했다. 이들은 “왜 슈퍼맨 대 배트맨이 아니라 배트맨 대 슈퍼맨이냐”는 질문에 “알파벳 순”이라고 답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11일 오후(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파크하이엇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배트맨 역의 벤 애플렉, 잭 스나이더 감독, 슈퍼맨 역의 헨리 카빌(왼쪽부터)이 참석했다. 이들은 “왜 슈퍼맨 대 배트맨이 아니라 배트맨 대 슈퍼맨이냐”는 질문에 “알파벳 순”이라고 답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 DC필름 대 마블스튜디오

10일 열린 행사에서는 이 영화의 제작사인 DC필름이 앞으로 선보일 다른 영화들의 예고편과 관련 이미지 등도 함께 공개했다(표 참조). 그동안 ‘어벤져스’ 시리즈 등으로 히어로 장르를 주름 잡아온 맞수 마블스튜디오에 대한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영화에는 원더우먼(갈 가도트)이 큰 비중으로 등장하는 한편 아쿠아맨, 사이보그, 둠스데이, 플래시 등 DC코믹스의 다른 히어로들도 얼굴을 비춘다.

‘어벤져스(복수자들)’ ‘저스티스 리그(정의 연맹)’라는 마블과 DC의 히어로 집단 이름만 보더라도 두 스튜디오의 차이는 분명하다. DC의 영웅이 심각하고 철학적이며 진지하다면 마블의 영웅은 유머가 있고 풍자적이다. DC의 캐릭터들이 메트로폴리스와 고담 등 가상세계에서 활약하는 데 비해 마블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현실세계에서 등장하는 점도 다르다. ‘배트맨 대 슈퍼맨’을 연출한 잭 스나이더 감독은 “DC와 마블은 다른 세계관과 캐릭터를 갖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할 뿐”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배트맨 대 슈퍼맨’의 베이징 행사가 열린 10일(미국 시간) 마블스튜디오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4월 28일 개봉)의 새 예고편을 공개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처럼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대결을 담은 영화다. 누가 승리하든 “슈퍼히어로는 현대의 신 같은 존재다. 신화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장르인 것처럼 히어로물도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카빌의 말처럼 한동안 전 세계 박스오피스는 히어로물 없이는 얘기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배트맨#마블#슈퍼맨#배트맨 대 슈퍼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