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교장, 마지막 임시정부청사” 백범 김구 지켜본 증인 4명 인터뷰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5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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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말 경성부 죽첨정 일정목 21번지. 백범 김구 선생이 살던 경교장과 맞닿은 이 집에 오경자 씨(80·여)의 가족이 살았다. 경교장 문 앞을 지키던 경찰은 근처에 서성대는 아이들을 안으로 들여보내주곤 했다. 당시 10대 소녀였던 오 씨가 동생들과 뛰어놀고 있으면 김구 선생이 다가와 “너희가 오 씨네 집 애들이구나”하며 케이크와 과일을 건넸다.

1949년 6월 26일. 집에서 책을 보던 오 씨에게 두 발의 총성이 들렸다. 놀란 오 씨는 집 밖으로 뛰어나왔다. 당시 서대문경찰서 소속 김태헌 순경이 서 있었다. 오 씨는 “무슨 소리에요?”라고 물었지만 “알 거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백범 선생이 안두희에 의해 암살당하는 순간이었다. 그 후 경교장부터 서대문 밖 영천까지 조문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고 오 씨는 전했다.

현재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내 위치한 경교장은 해방 후 국내로 돌아온 백범 선생의 숙소였다. 이 주변에서 백범 선생을 지켜봤던 증인 4명의 인터뷰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 경교장’으로 발간됐다. 오경자 씨 외 임시정부의 마지막 경위 대장이었던 윤경빈 씨(97), 어린 시절 백범 등 임정요인들과 지낸 김자동 씨(88), 임정 문화부장 김상덕 선생의 아들로 경교장에 거주했던 김정륙 씨(81)의 회고록이 담겼다.

학술논문과 신문기사, 사진도 함께 실린 자료집은 이들의 증언을 통해 경교장이 기존 백범 선생의 숙소로만 여겨졌던 것과 달리 임시정부 청사로서의 기능도 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집은 경교장 현장과 국공립 도서관, 대학교 도서관, 연구소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서울시청 시민청에서도 볼 수 있다.

김민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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