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버릴수록 행복해지는 경험 해보시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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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유 증후군/제임스 월먼 지음·황금진 옮김/400쪽·1만5000원·문학사상

연봉이 수십만 달러인 미국인 니커디머스 씨. 궁핍한 어린 시절을 겪은 그는 성공한 뒤 원하는 물건을 실컷 사들여도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상자에 집 안 모든 물건을 담고 1개월간 필요한 물건만 꺼내 썼다.

꺼내 쓴 물건은 칫솔, 치약, 입을 옷, 포크, 접시 등 몇 개에 불과했다. “삶에서 사용하는 물건은 몇 가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나머지 물건들에 쓸데없이 돈을 쏟아온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니커디머스 씨의 사례로 시작하는 이 책은 과도한 소유가 불안감, 스트레스를 가져온다는 의미의 ‘과(過)소유 증후군’을 다뤘다. 원제는 ‘Stuffocation’. 물건을 뜻하는 ‘Stuff’와 질식을 의미하는 ‘Suffocation’을 합친 말로, 지나친 물건이 사람의 목을 조른다는 뜻.

책에서 과소유의 대안으로 ‘체험주의’를 내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질주의, 소비중심주의를 비판한 책은 많다. 이런 책들은 대체로 소비를 줄이는 ‘미니멀리즘적 삶’을 강조한다. 반면 문화예측 전문가인 저자는 도시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물건으로 최소한의 삶을 추구하는 방법은 실현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한다.

현실적 해결책을 찾는다면,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표를 ‘물질의 체험’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직장은 돈을 벌기 위한 장소가 아닌 일을 체험하는 장소로 바꾼다. 여가활동도 스포츠, 창작활동 등 체험을 늘린다. 지역사회는 도서관, 거주지, 차량 등 공유 프로젝트를 확대한다.

새해가 밝았다. 안 쓰는 물건을 버리고, 버린 물건을 다시 사지 말고, 물건에 돈 쓰는 대신 체험에 돈을 쓸 것을 계획하면 어떨까. 행복을 찾기 위한 시도로 말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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