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백의 노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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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훈 7단 ● 김현찬 4단
본선 16강 8국 5보(82∼100)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는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살수(殺手). 뭉툭한 듯하지만 단단히 세워두니 백의 운신이 쉽지 않다. 백 82는 안형을 만들기 위한 응수타진이다. 흑 83이 냉정한 대응으로 이곳에선 백이 두 집을 내긴 어렵다.

따라서 백은 일단 84로 잇고 난 뒤 우변에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흑 85가 놓이자 갑갑한 모습이다. 백 90은 흑 91과 교환돼 손해지만 지금은 그런 ‘잔돈’을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백 90의 효과는 흑의 공배를 메웠다는 것이다. 자충을 이용해 활로를 찾아보려는 뜻이다. 흑 91은 백 대마를 잡는 데 꼭 필요한 수. 또 중앙 백 넉 점을 잡는 수도 있어 실리로도 짭짤하다.

백 92가 타개의 맥. 흑 93으로 참고도 흑 1에 둬도 백 2, 4가 선수여서 백 8까지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흑 93으로 강경하게 끊은 것은 백을 살려줘도 실리로는 손해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백 94, 96으로 끼워 잇고 백 98로 젖히자 흑도 맛이 나쁜 모양이다.

그러나 김현찬 4단은 흑 99가 있어 맛만 나쁠 뿐 별다른 수는 없다고 보고 있었다. 그때 슬며시 놓인 백 100의 끼움. 집 모양을 확보하려는 수처럼 보이지만 실은 엄청난 노림을 간직하고 있다. 흑은 어떻게 받는 것이 정수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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