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관객과 만날 수 있어 행복”

김정은기자 입력 2015-10-13 03:00수정 2015-10-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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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누비고 온 ‘장발장’-영국을 놀라게 한 ‘판틴’
2년 만에 재공연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 역을 맡은 양준모(왼쪽)와 판틴 역의 전나영. 국내 무대에 앞서 해외 ‘레미제라블’ 무대에 올랐던 두 사람은 “외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무대에 오를 수 있어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전 세계 44개국 319개 도시에서 22개 언어로 공연.’ ‘누적 관객 수 7000만 명 돌파.’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30년간 세운 기록들이다. 꾸준히 사랑받아온 ‘레미제라블’이 21일 국내 무대에 2년 만에 다시 오른다. 이번 무대에서 공연족의 관심을 가장 끄는 것은 장발장 역의 양준모(35)와 판틴 역의 신인 전나영(26)이다.

두 배우는 국내에 앞서 해외 무대에서 먼저 실력을 인정받았다. 양준모는 4월부터 5개월간 일본 공연 제작사 도호프로덕션의 레미제라블에서도 장발장 역을 꿰차 도쿄 데이코쿠 극장 무대에 섰다. 전나영은 2013년 영국 웨스트앤드 레미제라블에서 동양인 최초로 판틴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전나영은 이번이 국내 첫 무대다. 서울 용산의 한 카페에서 5일 두 배우를 만났다.

양준모는 “일본어로 장발장 대사를 외우는 데 5개월이 걸린 반면 한국어 대사는 5시간 만에 외웠다”며 “일본에서 70회가량 장발장 역을 소화하면서 평생 이 캐릭터를 맡아도 여한이 없다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다시 장발장 역을 맡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장발장을 ‘인생의 배역’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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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장발장 역을 맡기 위해 모험을 했다. 본래 바리톤인 음역대를 훈련을 통해 테너로 올린 것. “3년 전부터 장발장 역을 맡기 위해 음역대를 바꿨습니다. 대개 뮤지컬 작품 속 남성 캐릭터는 바리톤이어서 나름 모험이었지만 장발장이기에 음역대를 바꿀 만한 가치가 있었죠.”

뮤지컬 음악감독 맹성연과 결혼한 그는 최근 7년 만에 첫딸을 낳았다. 그가 한창 일본 ‘레미제라블’ 무대에 오를 당시 아내는 만삭이었다. “일본 공연이 끝나자마자 한국 공연 연습이 시작돼 아직 딸 출생신고도 못했습니다. 하하.”

네덜란드 태생 교포 3세인 전나영은 영국 ‘레미제라블’에 앞서 한국 ‘레미제라블’ 오디션에 먼저 도전했다. 그는 “2012년 한국에서 초연될 레미제라블의 오디션이 영국에서 열렸는데 코제트역에 응시했다가 떨어졌다”면서 “이후 영국에서 공연하는 레미제라블 오디션에선 에포닌 역으로 재도전했다가 덜컥 판틴에 캐스팅됐다”며 웃었다.

“오디션 최종 단계에서 프로듀서인 캐머런 매킨토시가 제게 판틴의 넘버 ‘아이 드림드 어 드림’을 불러 보라고 했어요. 준비 없이 불렀는데 운 좋게 합격했죠.”

하지만 영국 언론은 동양인 최초 판틴인 그에게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판틴과 코제트는 모녀 관계인데 저는 동양인이고, 코제트 역의 배우는 백인이다 보니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 기사가 많았어요. 그럴수록 더 독하게 노력했죠.”

당시 3명의 연출자 중 한 명이었던 로런스 코너는 그런 전나영의 노력과 재능을 높게 평가했다. 2012년 한국 레미제라블 초연 연출을 맡았던 그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한국 제작사에 전나영을 소개했고, 전나영은 올해 1월 치열한 오디션 끝에 한국의 ‘판틴’이 됐다. 그는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판틴을 연기해서 기쁘다고 했다.

“네 살 때 한국에서 건너온 영화 서편제 비디오테이프를 100번 이상 돌려 보며 처음으로 한국말과 노래를 익혔어요. 비록 네덜란드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인의 피는 속일 수 없죠.”

서로가 평가한 장발장, 판틴의 모습은 어떨까.

“지금껏 만난 총 5명의 판틴 연기자 중 가장 판틴에 가까운 여배우입니다.”

“‘짐승남’에 가까울 정도의 날것의 장발장 연기를 구사하는 배우죠.”

21일부터 11월 15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 11월 28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 원. 02-547-5694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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