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페이스북 통해 26년만에 만난 쌍둥이 자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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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미/아나이스 보르디에, 사만다 푸터먼 지음·정영수 옮김/368쪽·1만5000원·책담

출생 직후 헤어졌던 한국계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8000km를 떨어져 살다가 26년 만에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를 발견한 자매의 사연은 최근 글로벌 이슈로도 화제가 됐던 터다.

아나이스와 사만다는 1987년 부산에서 태어나자마자 각각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으로 입양됐다. 2012년 겨울 집으로 돌아가던 아나이스는 지인에게서 한 장의 사진을 전송받았다. 자신과 똑 닮은 젊은 여성의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발견했다는 소식이었다. 아나이스는 사진 속 여성 사만다와 서로 연락하고 유전자 검사를 한다.

이 책은 극적인 사건의 재현이 아니다. 26년 만에 자매임을 알게 된 두 사람이 런던과 서울, 로스앤젤레스, 파리, 뉴욕을 여행하면서 가족으로서의 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다. 아나이스와 사만다는 입양아로서 친구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마음의 상처와 외로움, 자신들의 뿌리를 찾고 싶은 절실함 등을 나누고 공감하면서 정체성을 찾아간다. 같은 얼굴이지만 환경에 의해 행로가 달라진 것도 흥미롭다. 외동딸로 조용하게 자란 아나이스는 패션 디자이너가 됐고, 형제들과 어울려 활달하게 성장한 사만다는 영화제작자가 됐다.

이 이야기는 입양의 아픔을 말하는 게 아니라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나이스와 사만다의 부모가 저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를 입양하고자 애썼음을 알고는 아나이스와 사만다는 새삼 자신이 속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서로의 가족을 만나고 그 두 가족이 하나가 되는 모습도 유쾌하게 묘사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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