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작곡가 영향력 ‘빅2’는 바흐-모차르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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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500여년 역사 빅데이터 분석

바흐는 역시 ‘음악의 아버지’였다?

클래식 음악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큰 작곡가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로 분석됐다. 또 모차르트, 헨델, 브람스 등의 순으로 클래식 음악 발전에 구심점 역할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500년대 전후부터 2015년까지 500년 넘는 역사 속 클래식 작곡가를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팀은 미국 텍사스대와 공동으로 역사적으로 알려진 클래식 음악 작곡가 1만4000명, 발매 음반 6만4000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백 년 전 작곡가들의 작품이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 활동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작곡가들 자신도 모르는 긴밀한 음악적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지금까지 문화계에서 시행된 빅데이터 조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박 교수팀은 세계적 음원정보 사이트인 ‘아카이브뮤직(ArkivMusic)’과 ‘올뮤직가이드(All Music Guide)’의 정보를 중심으로 작곡가끼리 서로 연관 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서 ‘바로크 시대 명곡 모음집’ 같은 형태로 음반을 발간하면 다른 작곡가 여러 명이 CD 한 장에 들어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경우 해당 작곡가들이 서로 음악적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식이다.

연구팀은 2년에 걸친 연구 결과 모든 작곡가가 3.5단계만 거치면 서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21세기를 사는 현대 작곡가도 1500년대 작곡가와 연관이 깊다는 뜻이다. 또 소위 ‘거장’들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사실이 수치로 밝혀진 셈이다.

조사 결과 바흐는 1551명의 각기 다른 작곡가와, 모차르트는 1086명과 관계가 있었다. 여기에 이어 헨델, 브람스 순으로 높은 영향력을 나타냈다. 네트워크의 전체 평균 수는 15명으로, 1위인 바흐는 평균의 100배 정도의 네트워크를 가진 셈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클래식 음악의 발달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교수는 “유명 작곡가들이 전체 클래식 네트워크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수치적으로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EPJ 데이터 사이언스’ 4월 29일자 하이라이트 논문에 선정됐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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