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 前장관, 16년만의 복귀작서 ‘심봉사’로 변신한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3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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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석자 앞에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무대에 오르는 건 무려 16년만이다. 배우에서 국립극장장, 문화부 장관을 거쳐 최근 세종문화회관 이사장까지 맡은 김명곤의 무대 복귀 작은 심청전을 비튼 ‘아빠 철들이기’(국립극장 KB하늘극장)다. 그의 역할은 ‘심봉사’. 날마다 사고치고 들어와 딸 심청의 속을 들었다 놨다 하는 캐릭터다. 오랜 공백기간 동안 무대에 대한 갈증이 컸던 걸까. 그는 19일 ‘아빠…’ 공연이 끝나면 다음달 1일부턴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에 오르는 연극 ‘아버지’에서 소외된 이 시대의 아버지로 변신한다.

최근 만난 김명곤은 “연극쟁이가 연극판에 돌아와서 그런지 요즘 살맛 난다”며 웃었다. “장관도 했고, 극장장도 했고, 연출가도 했고,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직접 무대에 서 관객을 만난다는 건 늘 긴장되고 새롭습니다. 3일 첫 공연 때 얼마나 떨었는지 몰라요. 입이 바짝바짝 마르더라고….”

16년만의 무대 복귀 작으로 ‘아빠…’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박하나 작가가 어느 날 ‘아빠…’의 원작인 ‘소녀 심청’ 대본을 들고 찾아와 ‘나중에 영화감독 하면 쓰세요’라고 했다”며 “심청, 춘향, 홍길동, 놀부가 등장인물인 퓨전 사극이었는데 대본을 읽고 보니 영화보다 연극, 마당극이 더 어울릴 것 같아 직접 류기형 연출가를 섭외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이 그러더라고. ‘이 작품에서 심봉사는 김 선생님이 적임자에요’라고…. 내심 기뻐하며 캐스팅 제안을 수락했지.”

지난해 개봉된 영화 ‘명량’에서 왜군 수장 도도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던 그에게 심봉사 역은 가볍고 철없는 캐릭터가 아닐까. 그는 “무게 잡는 연기보다 힘 빼고 하는 연기가 더 어렵다”며 “90년대 초반 마당놀이나 연극에서 익살스런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 심봉사도 어울린다”고 말했다.

“배우에게 무대는 고향 같은 곳이에요. 장관 등 외부 일 할 때보다 요즘이 마냥 행복합니다.” 3만 5000~4만 5000원, 1544-1555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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