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풍요사회를 위한 ‘정신적 털갈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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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안과 밖 1∼3권/김우창 유종호 최장집 등 16인 지음/각권 308∼404쪽/각권 2만∼2만2000원·민음사

밤새 안녕하신가. 행복하신가. 글쎄, 내가 지난밤 잘 자기나 했나? 늘 바쁘다. 아니다. 늘 뭔가에 쫓기면서 산다. 그저 피곤할 뿐이다. 툭하면 짜증이 난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김수영 시인). 그렇다.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 되어/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다.’(김광규 시인)

이젠 잠깐 멈춰서야 한다. 왜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달리는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가. 한국 사회는 과연 살 만한 곳인가? 대한민국 정치 경제 사회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인가. 혹시 그동안 죽어라 우리가 이루고자 했던 것들이 ‘모래성을 쌓은 것’은 아닌가.

이 책은 문화의 눈으로 톺아본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한국 지성을 대표하는 석학들의 진단과 해결책 모색이다. 마을공동체의 가치와 정신이 파괴된 나라. 아버지와 아들, 젊은이와 노인 그리고 좌와 우, 노동자와 사용자의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나라. 돈에 미쳐 돌아가는 시장 만능의 나라. 정보통신기술 발전은 대단하지만 서로 말이 안 통하는 나라….

올해 초부터 시작된 네이버 강연 프로그램 ‘열린 연단: 문화의 안과 밖’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내년까지 나올 8권(8개 주제, 50개 강연) 중 1차로 3권이 나왔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그건 곧 ‘정상이 습관화된 정상사회’를 말한다. 김상환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말한다.

“산업화 민주화 다음은 선진화다. 정상사회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다. 계절이 바뀌면 짐승들은 털갈이를 한다. 지금 역사적 계절이 바뀌고 있다. 한국 사회의 정신적 털갈이를 명령하고 있다.”

김화성 전문기자 mars@donga.com
#문화의 안과 밖#정상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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