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리는 사람들 내쫓을순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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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측, 농성 세월호 유족 고심
“16일 시복미사 협조 계속 협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이틀 앞두고 교황방한준비위원회(방준위)가 고심에 빠졌다.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미사가 예정된 가운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측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복식 당일에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간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교황은 시복식 당일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앞까지 퍼레이드를 하며 신자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으로 유족들의 농성 장소가 교황의 동선을 가로막고 있다. 참석자들과 유족들의 예상치 못한 마찰 우려도 있다.

가톨릭 평신도 단체인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는 12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교황께서 (세월호) 비보를 접한 즉시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미사를 드리고 기도해 주셨다.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특별한 위로를 표하실 것”이라며 “시복미사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방준위 준비위원장인 강우일 주교는 12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시복미사 때문에 유가족들이 광장에서 물리적으로 쫓겨나길 바라지 않는다”며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내쫓으며 하느님께 미사를 드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강 주교는 “다만, 장소가 한정돼 있다 보니 허용되는 최소한의 가족들만 광장에 남을 수 있도록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농성장이 교황의 동선이나 행사를 진행하는 데 장애가 될 경우에 한해 일부 조정하는 것으로 협의할 여지는 있다”면서도 “교황을 만나기 위해 농성을 하고 있는 게 아닌 만큼 세월호 특별법이 마련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주교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교종(교황)은 방한을 통해 우리가 겪는 어려움을 보고 듣고 공유하면서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복음을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kimje@donga.com·이샘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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