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애플과 구글은 왜 철천지원수가 됐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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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 파이트/프레드 보겔스타인 지음/김고명 옮김/332쪽·1만5000원·와이즈베리

2011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애플과 삼성 간 특허침해소송. 미국 일본 독일을 비롯해 10여 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치열한 소송 전쟁이 벌어졌다. 저자는 이 소송전이 삼성과 애플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구글과 애플의 대리전이라고 주장한다. 삼성 휴대전화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 중역들은 구글이 자신들의 소프트웨어를 도용했다고 생각한다. 또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 휴대전화 제조사인 삼성도 아이폰의 디자인을 베껴 갤럭시 시리즈로 대박을 터뜨렸다고 본다.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구글과 애플은 협력 관계였다. 애플은 기기를 만들었고, 구글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였다.

구글 설립자들은 잡스를 멘토로 여겼다. 구글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릭 슈밋은 당시 애플의 이사이기도 했다. 구글과 애플에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공동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공동의 적이 약해지면서 하드웨어의 애플과 소프트웨어의 구글이 정보통신 분야 통합 챔피언 자리를 놓고 사활을 건 전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회사였던 구글은 2012년 휴대전화 제조사인 모토로라를 125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에 인수해 하드웨어 생산 기반을 갖췄다. 제조업자였던 애플은 아이튠스를 통해 세계 음원 시장의 25%를 장악했다. 세계인의 정보(뉴스, 오락, 커뮤니케이션)는 애플과 구글의 플랫폼 중 하나를 통해 전달되는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책에 담긴 정보통신 업계 뒷이야기가 꽤나 흥미롭다. 다만 사실보다는 정보통신 전문 기자인 저자의 주장이 주를 이룬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도그 파이트#삼성#애플#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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