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 “한국에선 내가 살아있고 목숨이 활활 불타고 있는 것 같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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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요시모토 ‘도토리 자매’ 번역 출간… 작품 속 서울, 치유의 공간으로 묘사

한국에서 인기 높은 일본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는 신작 ‘도토리 자매’에서 서울을 활기와 생명력 넘치는 도시로 묘사했다. 민음사 제공
한국에서 인기 높은 일본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는 신작 ‘도토리 자매’에서 서울을 활기와 생명력 넘치는 도시로 묘사했다. 민음사 제공
‘한국에 있으니까 목숨이 바짝 다가와 있는 기분이야. 일본에 있을 때는 목숨을 유리 케이스에 담아서 들고 다니는 느낌이었는데, 한국에서는 눈앞에 목숨이 있고, 자신이 살아 있고, 내 안에서 목숨이 활활 불타고 있다는 것을 느껴.’

위로를 소설의 테마로 삼아온 일본작가 요시모토 바나나(50)의 2010년 작 ‘도토리 자매’(민음사·사진)가 최근 번역 출간됐다. 이번 소설에서는 서울이 치유의 공간으로 등장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자매인 돈코와 구리코. 둘의 이름을 합친 ‘돈구리(どんぐり)’가 도토리라는 뜻이다. 자매는 교통사고로 양친을 잃고 친척집을 전전하며 지내야 했다. 이들은 부모에게 받은 따스한 마음을 잊지 않고 세상에 전하기 위해 ‘도토리 자매’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열어 낯모르는 이들의 e메일에 마음을 담아 답장을 보낸다.

활달한 연애 지상주의자인 언니 돈코는 다정한 한국인 남자친구와 함께 서울을 찾는다. 돈코는 내성적이고 신중한 동생 구리코에게 활기와 생명력이 넘치는 서울의 이야기를 편지에 적어 보낸다. ‘(서울 사람들은) 다들 살아 있는 느낌의 활기가 있고, 피어오르는 에너지가 마치 눈에 보이는 것 같아. 일본 사람들처럼 맥없이 걷지 않아. 역시 여행은 참 좋네. 안쪽에서 뭔가가 되살아나.’

번쩍거리는 가게는 아니지만 맛있는 간장게장, 맑은 국물에 인삼이 넉넉하게 든 삼계탕, 자글자글 구워내는 뼈에 붙어 있는 넓적한 갈빗살 등 서울의 유명 맛집 메뉴를 감칠맛 나게 묘사한다. 실제로 작가는 서울에 오면 빽빽한 메모로 가득한 지도를 들고 맛집 투어를 즐긴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가수 겸 배우 이승기를 모델로 한 연애소설을 일본 잡지에 연재하기도 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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