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7기 국수전… 민상연 8강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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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성 9단 ● 민상연 2단
본선 16강전 총보(1∼273)

포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둑이 종종 인생과 비교되듯, 바둑에서 포석은 인생에서 뜻을 세우는 ‘이립(而立)’의 단계라고나 할까.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단계다. 기초가 탄탄할수록 중후반이 탄탄한 것은 인생이나 바둑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재미 학자 배태일 박사는 요즘 한국 바둑이 중국에 밀리는 이유로 기사들이 포석 연구를 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 원인은 속기전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속기에선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없어 실수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태여 포석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 일리 있는 지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장고 바둑은 맞지 않고, 장고 바둑이 훨씬 많은 일본이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여하튼 이 바둑은 초반 포석에서 민상연 2단의 작전이 주효했다. 그 덕에 중후반을 비교적 쉽게 끌어갔다. 그 하이라이트가 이희성 9단이 좌상귀에서 30으로 응수타진을 했을 때다. 백의 뜻은 참고도처럼 흑 1로 받으면 백 2로 씌우겠다는 뜻이다. 백 6까지 흑을 계속 압박해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백이 활발한 그림이다.

민상연은 이에 대해 31로 반발한다. 대세를 굽어본 수. 실전처럼 32, 34로 좌상 백대마를 준다고 해도 35로 올라서면 흑이 두텁다고 본 것이다. 이후 종반에 볼만한 패싸움이 계속됐지만 흑의 승리를 바꾸지는 못했다.

137=106, 159 165 171 177 183 189 195 209 215 221 227 233 239 245=69, 162 168 174 180 186 192 206 212 218 224 230 236 242=156, 240=24, 241=16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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