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진 통일재단 이사장 전격 해임

  • Array
  • 입력 2013년 3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통일교 후계구도 지각변동
‘여의도 소송’ 패소 책임 물어 박노희씨 신임 이사장 선임
한학자 총재 위주로 재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과 통일그룹을 총괄하는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통일재단)의 문국진 이사장(43)이 24일 전격 해임돼 통일교 후계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통일재단은 이날 “박노희 씨(72)가 이사회를 통해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됐다”며 “문국진 이사장은 여의도 소송 패소 책임으로 해임됐다”고 밝혔다. 문국진 씨는 일화와 선원건설, 세일여행사, 용평리조트, 세계일보, 프로축구단 일화가 속한 통일그룹 회장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신임 박 이사장은 박보희 한국문화재단 이사장의 동생으로 유니버설문화재단 부이사장을 지냈다. 통일재단은 최근 서울 여의도에 개발 중인 사업비 2조3000억 원 규모의 복합건물 ‘파크원’을 둘러싼 시행사와의 소송 끝에 패소했다.

통일교는 지난해 9월 문선명 총재 사후 부인 한학자 총재(70)를 중심으로 4남 국진 씨가 재단과 그룹, 7남 형진 씨(34·통일교 세계회장)가 교회 분야를 각각 책임지는 것으로 후계 구도를 정리했다. 두 형이 사망해 사실상 장남인 3남 현진 씨(44·글로벌피스재단 이사장)는 문 총재 장례식에서 배제되면서 통일교권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국진 씨의 이번 해임으로 형제 중에는 교회 분야를 담당하는 형진 씨만 남게 됐지만 한총재와 소원한 관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한 총재와 국진 씨 사이의 불협화음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국진 씨의 통역이자 통일재단 대외협력실장인 티머시 엘더 씨는 20일 통일그룹 홈페이지에 “문 이사장이 어머니 말씀에 순종하기로 했으며 한국 귀국 일정을 비롯해 모든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엘더 씨는 23일 페이스북에서 “문 이사장은 뉴욕의 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자고 했으나 이사회 개최를 요청한 이사 4명이 나타나지 않아 정족수에 미달했다”며 “4명의 이사는 청평에서 밤 12시에 회의를 따로 열고 문 이사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통일교 일각에서는 한 총재가 국진 씨에게 형제 간 소송 취하 등을 요청했으나 국진 씨가 반발하자 해임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써 통일교를 포함한 통일재단은 한총재가 이끄는 구도로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통일교#문국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