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모차르트!’ 바다 “예능에선 발랄, 작품에선 진지…‘다중인격자’래요”

  • 동아닷컴
  • 입력 2012년 7월 13일 10시 35분


뮤지컬 ‘모차르트!’의 신입멤버인 바다는 “기존 멤버들 처럼 극에 완전히 빠지고 싶어서 어느 작품보다 더 열심히 몰입했다”고 전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뮤지컬 ‘모차르트!’의 신입멤버인 바다는 “기존 멤버들 처럼 극에 완전히 빠지고 싶어서 어느 작품보다 더 열심히 몰입했다”고 전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예상 밖이었다. 바다(본명 최성희·32)는 무척이나 진중했고 차분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여자 노홍철’이라 불리던 바다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었고 기자 앞에는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만이 앉아 있을 뿐이었다.

7월 10일에 막을 올린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천재적인 음악가 모차르트를 열렬히 사랑한 아내 콘스탄체로 분해 열연하고 있는 바다를 청담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터뷰 당일 미열이 있던 바다는 “워낙 체력이 좋아 이 정도는 끄떡없다. 인터뷰 하다 감기 옮으면 안 되는데…”라며 오히려 취재팀을 걱정 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 “콘스탄체가 되어 매일 일기를 쓰며 모차르트에 대한 애정을 키우는 중”

- ‘모차르트!’, 이 뮤지컬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연극 중에 서사극을 가장 좋아한다. 전작인 ‘노트르담 드 파리’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또 이번 작품이 나의 첫 조·주연이다. 주인공을 해왔기에 이젠 어떻게 주인공이 만들어지는지 알고 싶었다.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나를 빛나게 해준 박은태 씨를 이제 내가 빛내주고 싶었다. 그리고 내 연기의 자생력이 필요한 시기라고도 생각했다.”

- ‘콘스탄체’의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나.

“콘스탄체가 악처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콘스탄체도 외로웠기 때문에 모차르트에게 소리도 질렀을 거고 속상했을 거다. 그 외로움에 대해 당위성을 연기해주고 싶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일만 너무 많이 하는 남편 때문에 속상해하는 아내들은 공감이 갈 것 같다.”

- 콘스탄체에 푹 빠져 사는 것 같다.

“요즘 연습할 때, 모차르트만 봐도 우울해지고 눈물이 난다. 모차르트가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그의 외로움을 내가 발견했을 때 나도 슬퍼진다. 콘스탄체는 분명 모차르트 음악의 팬이었을 거다. 그의 음악은 늘 완벽했으니까. 하지만 아내로서 음악에 빠진 모차르트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을 거다. 그래서 모차르트를 보면 속상하기도 하다. 이 작품을 하며 콘스탄체를 위로할 수 있어서 좋다.”

- 캐릭터 몰입을 굉장히 잘 하는 것 같다.

“몰입이 심하다. 작품 하나에 들어가면 인물분석을 상세히 한다. 이번에는 콘스탄체가 되어 일기를 썼다. 예를 들어 ‘친애하는 모차르트, 내가 당신을 사랑한지 오래됐고 그 사랑을 잃은 지도 오래됐다. 예전처럼 당신에게 대접하며 당신의 뮤즈가 되고 싶다’라는 등 콘스탄체가 되려고 한다. 그 일기를 우리 세 모차르트와 공유한다. 우리는 공연 마지막 날까지 사랑해야하니까.”

▶ “비스트 장현승, 처음엔 염려했지만 지금은 걱정 안해”

- 처음 뮤지컬을 도전했을 때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 사람들의 편견이 있었을 것 같다.

“겉보기엔 그럴 수 있지만 아니다. 안양예고를 다닐 때 연극을 정말 좋아하는 학생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들은 내가 배우가 안 되고 SES로 데뷔를 해 더 놀라셨다. 선생님들께서 ‘재능이 있으니 배우의 꿈은 포기하지마라’고 하셨다. 주위 분들에게도 괜찮은 배우가 돌 거라고 좋은 소리를 많이 해주셨다…그래서 제작자들을 만나면 ‘네가 안양예고 최성희구나’ 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 후배 아이돌인 ‘장현승’을 염려했었다고.

“(장)현승이가 무척 바쁘다. 이제 음반도 나오고 국내외로 활동도 많이 한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아이돌 후배니까 아무래도 컨디션 같은 게 염려가 되더라. 그런데 겪어보니 현승이가 정말 성실한 아이더라. 이젠 전혀 걱정을 안 한다. 요즘 아이돌은 모든 분야에서 다 잘하니까…현승이는 그 중에서도 더 잘하는 아이 같다.”

- 요즘 ‘글로벌 슈퍼 아이돌’에서도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재밌게 잘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귀가 얇아서 심사위원 체질은 아닌 것 같다. 처음엔 이재훈·김조한 오빠랑 다른 사람의 꿈을 찾아주고 싶어서 선택했다. 수많은 사람 중에 한 명을 뽑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 눈엔 다 잘하는데 아무래도 그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니까.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배우 바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바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 “무한도전 멤버들, 내 뮤지컬에 꼭 초대하고 싶다”

- 실제로 만나보니, TV에서 보는 것과 많이 다르다.

“최근 내가 나갔던 프로그램은 예능인데 혼자서 무게 잡을 수 없지 않겠나.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할 때는 진짜 즐겁다. ‘무한도전’에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준 거 같다…(웃음) 하지만 작품에 참여하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 무한도전 멤버들을 초대할 계획인가.

“홍철 오빠는 늘 내 공연에 왔다. 이번에 무한도전 작가, PD님들을 포함해서 멤버들을 꼭 초청하고 싶다.”

- 노홍철의 절친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친해졌나.

“라디오를 하면서 친해졌다. 홍철 오빠가 방송에서는 막 떠들고 정신없지만 실제론 안 그렇다. 사석에서 만나면 굉장히 진지하고 말도 많지 않다. 우리가 장난삼아 호피무늬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적이 있다. 사진만으로는 가벼운 모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정치·외교 등 진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게 우리만의 ‘재미’다. 이성적인 감정은 전혀 없다. 단지 동질감이 느껴져서 좋을 뿐이지…(웃음)”

- 뮤지컬이 끝나면 특별한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한 학생 때문에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예전에 ‘초록우산’이라는 재단을 통해 한 학생의 사연을 듣게 됐다. 아픈 어머니를 간호하며 영문과를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뮤지컬에 관심이 있다고 나에게 편지를 쓴 거다. 그 편지를 받을 때 ‘Mad’로 활동 중이어서 기억을 하고 있으면서도 몸으로는 나서질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로서 내 삶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할 거다. 지금 그 학생이 한국에 없다는 소식을 들어서 참석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 누군가 나를 믿어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내가 꿈을 갖고 있었기에 아버지께서는 아프신 몸에도 공연을 하며 나를 예술 고등학교에 입학시키셨다. 또 신부님께서는 독서실비를 내주셨다. 또 어떤 이름 모르는 단체에서 고등학교 학비를 지원해줬고 SM 이수만 선생님께서 대학교 학비를 다 내주셨다.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꿈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그것들을 공유하고 싶다.”

- 그렇다면, 꿈과 목표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나는 아프신 아버지의 희생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고 또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누구라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한번쯤 몸을 던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예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7년 간 한번도 쉬지 않고 노래와 연기 연습을 했다.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어려움을 당당하게 끊어내야 한다. 기회는 준비하는 사람에게 먼저 주어진다. 나중에 꼭 만나서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다.”

- ‘모차르트!’를 찾아주는 관객들에게는 어떤 말을 하고 싶나.

“이번 기회가 아니면 오랫동안 ‘모차르트!’를 볼 수가 없을 것 같다. 콘스탄체를 맡은 최성희 또한 이번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많은 날을 고민하고 연습한 최성희의 콘스탄체를 행복하게 보여드리겠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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