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초록색 마녀 콤플렉스는 우리모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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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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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의 두 주연 젬마 릭스와 수지 매더스

뮤지컬 ‘위키드’의 주인공 젬마 릭스(왼쪽)와 수지 매더스는 “한국 관객들의 반응에 에너지를 얻는다. 배우로서 매우 뜻 깊은 순간이다”고 전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뮤지컬 ‘위키드’의 주인공 젬마 릭스(왼쪽)와 수지 매더스는 “한국 관객들의 반응에 에너지를 얻는다. 배우로서 매우 뜻 깊은 순간이다”고 전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한국에 ‘초록색 열풍’을 일으킨 뮤지컬 ‘위키드’의 두 주인공 젬마 릭스(28·엘파바 역)와 수지 매더스(28·글린다 역).

이들과의 만남은 설렘 그 자체였다.

릭스와 매더스는 한국말로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유쾌하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실제로 릭스는 유머러스했고 매더스는 사랑스러웠다.

뮤지컬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위키드’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우정을 키웠던 두 마녀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또한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양철 나무꾼, 허수아비, 겁쟁이 사자 등 친숙한 캐릭터들의 탄생 비화가 공개된다.

요즘 릭스와 매더스는 한국 관객들의 반응에 흥분하고 있다. ‘위키드’ 한국 공연에서 전 회 기립박수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매더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관객들의 반응은 정말 대단해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 관객들은 조용한 편이라고 들었어요. 그런데 저희 공연에선 같이 웃고 반응도 뜨겁고 극이 끝날 때는 모두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시니 영광스러워요.”(릭스)

호주 오리지널부터 공연을 한 릭스와 매더스는 4년째 ‘위키드’로 활동 중이다.

“공연을 매일 하다보니 목소리나 체력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공연이 끝나면 벅찬 감정에 엄청난 힘이 생겨요. 이 쇼에 서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매더스)

“‘위키드’를 4년째 해오며 ‘내가 이걸 어떻게 해왔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데 ‘위키드’는 도전 정신을 일으키는 작품인 것 같아요. 늘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끔 하는 작품이죠.”(릭스)

‘위키드’는 우리가 소설을 통해 못된 마녀로 알고 있는 초록색마녀 ‘엘파바’가 본디 착한 본성을 갖고 있으며, 착한 금발마녀 ‘글린다’는 단순히 인기가 많았던 허영덩어리 소녀였다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관객들에게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초록색 피부를 가진 ‘엘파바’를 향한 사람들의 무시와 조롱 등을 표현하며 상대방의 다른 점을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과감히 전하기도 한다.

릭스와 매더스도 ‘위키드’를 통해 배운 게 있다.

“‘글린다’의 약혼자인 ‘피에로’가 ‘엘파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친구 ‘엘파바’를 용서하고 더 깊은 우정을 쌓게 되잖아요.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법을 배웠어요.” (매더스)

“‘엘파바’가 사랑받는 이유는 누구나 열등감과 부족함을 갖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 콤플렉스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것들을 극복하며 앞으로 전진해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죠.” (릭스)

매주 월요일은 공연이 없는 날. 이들이 유일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두 사람은 보통 숙소에서 쉬지만 서울 시내 관광을 하기도 한다.

매더스가 “서울타워에 다녀왔다”고 하자 릭스는 깜짝 놀라며 “어머! 거길 벌써 다녀왔어? 나도 가고 싶은데”라며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지난주 월요일에 인사동에 다녀왔고 강남역 쪽도 갔었어요. 한국에는 정말 많은 커피숍이 있더라고요. 저는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해서 커피숍이 반가웠어요. 마치 고향에 온 기분이랄까?”(릭스)

인터뷰 당시 카페라테에 에스프레소를 추가해 마시던 릭스는 “쉬는 날 하는 게 또 있는데, 다리 왁싱을 해요. 제가 몸에 털이 많거든요”라고 말해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즐겁고 유쾌했던 두 사람은 ‘위키드’를 찾아준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위키드’를 사랑해주신 관객 분들, 극의 줄거리와 그 안에 있는 사랑, 우정 등에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고요.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다시 한 번 감동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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