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보존과학 연수’ 외국인 3인, 숭례문 화재 유실에 놀라고… 전통방식 복원에 또 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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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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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존과학 연수’ 외국인 3인이 본 숭례문 현장

20일 오후 서울 숭례문 복원 현장에서 문화재청 수리기술과 송봉규 씨와 국립문화재연구소 이수정 연구사가 우즈베키스탄의 울루그베크 카시모프 학예사, 베트남의 응우옌찌꽁 연구원, 부탄의 도르지 남기엘 부학예실장(왼쪽부터)에게 문화유산 복원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국립문화재 연구소의 문화재 보존 관련 연수를 받고 있는 외국인들은 숭례문 복원에 참고할 만한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0일 오후 서울 숭례문 복원 현장에서 문화재청 수리기술과 송봉규 씨와 국립문화재연구소 이수정 연구사가 우즈베키스탄의 울루그베크 카시모프 학예사, 베트남의 응우옌찌꽁 연구원, 부탄의 도르지 남기엘 부학예실장(왼쪽부터)에게 문화유산 복원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국립문화재 연구소의 문화재 보존 관련 연수를 받고 있는 외국인들은 숭례문 복원에 참고할 만한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숭례문의 체계적이고 전통적인 복원과정이 부럽습니다.”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 온 문화재 연구자 3명이 최근 복원공사가 한창인 서울 숭례문 현장을 찾았다. 우즈베키스탄 국립역사박물관 울루그베크 카시모프 학예사(29), 베트남 하노이 고대성곽지구 보존센터 응우옌찌꽁 연구원(34), 부탄 왕실박물관 도르지 남기엘 부학예실장(47)이다.

세 사람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운영하는 3개월 과정의 ‘아시아권 문화재 보존과학 국제연수’에 참가하고 있다. 세 사람 모두 숭례문이 어이없이 불타버린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고증을 거쳐 전통적 방식으로 복원하는 현장을 2시간 반 동안 둘러본 뒤 부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카시모프 학예사는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1920년대 러시아 지배 당시 수도 성곽에 있던 12개나 되는 성문이 모두 멸실됐지만 아직 복원하지 못했다”며 “전통적 방식으로 빠르게 복원하는 한국이 부럽다”고 말했다.

하노이 고대성곽지구의 보존 업무를 맡고 있는 응우옌 연구원은 “베트남은 문화재 보호법이 약한 편”이라며 “한국은 문화재의 재질인 돌이나 나무, 종이별로 전문 복원 지식과 기술, 인력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숭례문의 옛 사진과 복원 후 조감도에 보이는 성벽이 다르게 표현된 것을 지적하며 조감도도 정교하게 그렸으면 좋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부탄에서 온 남기엘 부학예실장은 숭례문에 화재 예방을 위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한다는 설명을 들은 뒤 “스프링클러는 문화재에 어떤 식으로든 변형을 가하므로 부탄에서는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교문화권인 부탄과 베트남 출신인 두 사람은 특히 숭례문의 상량식 날짜에 대해 특별한 토착 문화의 영향을 받아 길일을 택해 잡은 것인지를 궁금해하며 복구비용이나 인력의 규모, 자원봉사자들의 참여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질문했다.

6월까지 진행되는 연수 기간에 카시모프 학예사는 우즈베키스탄에는 없는 지류(종이) 유물 보존과 보존처리 기술을 익히고, 응우옌 연구원은 한국 도성의 성문과 베트남 호이안 돈안몬문을 비교하는 연구를 한다. 남기엘 부학예실장은 무형유산 조사 및 보존정책을 배워 귀국 후 관련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카시모프 학예사는 “사람들은 문화유산을 통해 역사를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국가 발전에도 이로운 것”이라며 “한국에서 배운 지식으로 고국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05년부터 운영 중인 외국인 연수 프로그램에는 지난해까지 17개국에서 49명이 참석했다. 연구소는 6월 20∼22일 이를 결산하는 ‘제1회 아시아권 문화재 보존과학 국제연수 워크숍’을 연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숭례문 복원#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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