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g]와인 마니아들,미국産에 손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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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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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발효로 10%선 가격 인하

왼쪽부터 칼로로시, 로버트 몬다비, 베린저 화이트 진판델, 조지프 펠프스 카베르네
왼쪽부터 칼로로시, 로버트 몬다비, 베린저 화이트 진판델, 조지프 펠프스 카베르네

주당(酒黨)들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란? 아마도 미국산 수입 와인에 붙던 관세 15%가 즉시 철폐돼 훌륭한 신대륙 와인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는 호사를 누리게 됐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와인업계는 이 같은 술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미국산 와인을 기존 가격보다 싸게 내놓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미국산 와인 가격을 한미 FTA 발효일인 15일에 맞춰 평균 10% 내렸다. 값이 내린 와인 중에는 매년 국내에서 10만 병 이상이 팔리는 대표적 미국 와인인 ‘칼로 로시’도 포함됐다. 이 회사는 미국 프리미엄 와인의 심장으로 불리는 내파밸리 지역의 대표 와인 브랜드 ‘루이 마티니’ 6종과 세계적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에게 극찬을 받은 ‘아포틱’ 등 새 와인도 선보일 계획이다.

신동와인은 이 회사가 수입하는 미국산 와인의 가격을 10∼14% 내리면서 지난해 15만 병이 팔린 인기 와인 ‘로버트 몬다비’의 올해 판매 목표량을 20만 병 이상으로 늘려 잡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은 세계 4위의 와인 생산국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유럽의 명품 와인과 견줄 만큼 품질을 인정받는 미국 와인의 저변이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와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유태영 신동와인 영업마케팅본부 이사는 “미국 와인은 국내 판매 수량 기준 1위인 칠레 와인과 같은 신대륙 와인이면서도 품질이나 인지도 면에서는 세계 시장에서 앞서 있다”며 “관세가 사라져 칠레 와인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돼 시장의 지각변동까지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나라셀라도 다음 달 초에 미국 와인의 가격을 내리기로 하고 제품별로 구체적인 인하 폭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미 ‘베린저 화이트 진판델’은 백화점 판매가 기준으로 2만3000원에서 2만 원, ‘조지프 펠프스 카베르네 소비뇽’은 16만5000원에서 14만 원으로 내리기로 결정해 놓은 상태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한미 FTA 발효에 따른 ‘와인 특수(特需)’를 기대하며 할인행사에 나섰다. 이마트는 28일까지 미국산 와인 80여 종을 15∼40%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캔들잭슨 빈트너 카베르네 소비뇽’ 등 미국산 인기 와인을 최대 40%까지 싸게 팔 계획이다.

몸값을 낮춘 미국 와인과 경쟁하기 위해 칠레 와인의 가격이 함께 내린다는 것도 와인 마니아들에게는 기쁜 소식이다. 국내 와인시장 누적 판매량 1위인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은 다음 달 1일부터 병당 4만7000원(소매가 기준)에서 4만3000원으로 가격이 내린다. 몬테스 알파의 라이벌인 ‘1865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도 5만8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싸진다. 이 밖에 롯데주류는 이미 이달 초부터 ‘카르멘’, ‘산타리타’, ‘산타 카롤리나’ 등 이 회사가 수입하는 칠레산 와인 70종의 공급가격을 평균 10% 내린 상태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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