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단원들의 ‘막무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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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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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의 비올라 단원과 성함이 같네요. 관계 당사자가 아니라 진짜 단순히 ‘KBS교향악단을 사랑하는 팬’이 맞습니까?”

최근 클래식 음악 사이트인 ‘고클래식(고클)’에 KBS교향악단 팬을 자처하는 이들이 단체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제히 같은 날(11일) 가입해 함신익 상임지휘자와 KBS를 비판하는 글에 반박하는 댓글을 잇달아 달았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의 글이 갑자기 여러 건 등장하자 ‘누리꾼 수사대’가 떴다. 회원 아이디를 클릭하면 팝업 창에 뜨는 회원 정보를 조사한 것이다. 한 회원이 이날 가입해 글을 남긴 사람과 이름이 동일한 KBS교향악단 단원의 명단을 정리해 공개하자 댓글 작성자들은 자신의 글을 일제히 삭제했다.

고클의 기존 회원들은 “정체(?)를 숨기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도 매우 보기 좋지 않다”(aheejin), “솔직히 함신익보다 단원의 기득권 투쟁이 더 문제”(youcorp), “밥그릇을 뺏기지 않기 위한 기득권의 문제가 상임지휘자의 자질 문제로 이어진 것이라 본다. 당당하다면 실력으로 오디션 보면 되지 않는가?”(suyang1027) 등의 의견을 올렸다.

지난달 25일 단체 오디션 거부 사태 이후 KBS교향악단의 불협화음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본보 1월 26일자 A13면 참조) 15일 연습은 “함신익은 자폭하라”는 구호로 시작했다. 단원 60여 명은 14, 15일 KBS 본관에서 ‘절벽으로 끌려가는 KBS교향악단’, ‘무기력한 함신익에 외화낭비 그만해라’, ‘어이없는 징계 남발 결사항전 하라’라고 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10월 정기연주회 연습 거부로 최근 출연정지 징계를 받은 일부 단원은 “징계에 불복한다”면서 무대에 서겠다고 연습실에 나타났다. 지금의 KBS교향악단을 상징하는 단어는 ‘막무가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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