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컴백 타이틀곡 ‘내가 노래를 못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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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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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잖아요, 내 모든걸 담았어요”‘디지털 바운스’로 재기후 1년반 만에 새 미니앨범

세븐은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내가 들어도 세븐 같지 않은 노래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고 했다. 그는 이 곡 뮤직비디오 말미에서 쓸쓸한 독무를 춘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세븐은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내가 들어도 세븐 같지 않은 노래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고 했다. 그는 이 곡 뮤직비디오 말미에서 쓸쓸한 독무를 춘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03년 ‘와줘’로 데뷔한 가수 세븐(26)은 그간 부(浮)와 침(沈)이 뚜렷했다.

고운 외모와 R&B 성향의 가창력에 뛰어난 춤 실력까지 겸비한 그의 잠재력은 깊어 보였다. 그러나 2007∼2008년 미국 진출을 타진했지만 큰 성과 없이 ‘잊힌 세월’을 보냈다. 돌아온 한국에서는 수많은 보이그룹과 걸그룹들이 이미 천하를 나눠 갖고 있었다. 상전벽해(桑田碧海), 설 자리가 좁았다. 2010년 ‘디지털 바운스’로 재기했던 그가 새 미니앨범을 들고 1년 반 만에 돌아왔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만난 세븐은 “자다 나왔다”고 했지만 그가 입은 빨간색 체크무늬 바지처럼 활기가 넘쳤다.

타이틀 곡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박진영이 써준 곡.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사 대표의 곡을 타이틀로 세운 셈이다. 박진영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에게 곡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노래를 못해도/내가 모든 걸 잃어도 내 인기가 떨어져도/더 이상 노랠 못하고 다른 직업을 가져도/나라는 이유만으로 날 계속 사랑해 줄 수 있니’의 후렴구가 세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세븐은 소속사 후배인 ‘빅뱅’의 지드래곤에게 무대를 넘겨주고 쓸쓸히 퇴장한다.

“원래 친했던 (박)진영이 형한테 ‘형, 곡 하나 써주세요’ 하면 형은 ‘세븐이랑 앨범 하나 만들어야 하는데’ 하고 받아치곤 했었죠.”

이번 앨범을 구상할 때 그는 “진짜 주셔야 돼요!”라며 진지하게 부탁했다고 했다.

세븐은 “‘내가 노래를 못해도’를 듣는 순간,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부를 수 있다면, 진심을 담아 부른다면 진영이 형보다 잘 부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곡을 녹음할 때 박진영이 “너, 지금 노래 너무 잘해. 진심을 담아서 ‘못 불러야’ 돼”라고 거듭 충고했다는 후문이다.

세븐은 “가장 마음에 드는 앨범을 들고 왔다”고 했다.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만든 앨범이에요. 곡 수집, 가이드, 디렉팅, 재킷과 뮤비 콘셉트까지. 제가 못하는 게 없거든요. 할 줄 모르는 게 없어요. 근데 진짜 이거 하나 잘한다고 하는 게 없어요. 히히.”

데뷔 10년을 눈앞에 둔 그는 10년 뒤에도 여전히 댄스 가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세븐, 진짜 대박. 마흔인데 춤 쩐다’ 이런 거 있잖아요. 애들한테 그런 말 듣고 싶어요. ‘저 아저씨 짱이다, 마흔이라고?’”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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