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풀 브레인/다니엘 G 에이멘 지음 임종기 옮김/1만6800원·500쪽·판미동
◇ 신의 뇌/라이오넬 타이거 마이클 맥과이어 지음 김상우 옮김/1만5800원·324쪽·와이즈북
배가 불룩하게 나올지, 군살 없이 날씬할지 결정하는 것은 바로 뇌다. 종교 생활에 빠져들게 하는 것에도 뇌가 관여한다. 고작 1.5㎏에 불과한 작고 연약한 기관이 인간의 모든 생각과 감정, 행동을 통제한다. 와이즈북 제공
평균 무게 1.2∼1.5kg의 회백색 물질. 고불고불 징그러운 모양새지만 질감은 버터나 커스터드 케이크처럼 부드럽다. 이 작고 연약한 녀석이 바로 인간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통제하는 사령탑 ‘뇌’다.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던 이 ‘브레인 월드’도 최근 20여 년 동안 뇌 영상 촬영 기술과 뇌 과학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5만 건이 넘는 뇌 영상 촬영을 통해 뇌의 혈류와 활동 패턴을 조사해온 임상 신경과학자 에이멘 박사는 “뇌와 정신, 뇌와 몸은 완벽하게 연결돼 있다. 특정 행동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뇌의 특정 부위의 활성도 역시 비정상”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충동적으로 과식하는 사람일 경우 판단, 계획, 통제 등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활성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만들고 균형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선 우리의 뇌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책 ‘뷰티풀 브레인’은 다양한 임상 사례를 기반으로 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체중 관리, 운동법, 식단 조절, 피부 관리, 집중력 강화 등 소주제로 나눠 뇌 기능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식전 빵이 혈당치를 급격히 높이고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량을 늘려 식욕을 부추기니 먹지 마라’ ‘아몬드, 사과, 아스파라거스, 아보카도, 바나나 등은 뇌 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니 꼭 먹어라’ ‘작은 뇌 손상도 위험하니 운동할 때 헤딩하지 말고, 꼭 맞는 헬멧을 쓰고 자전거나 스키, 스노보드 등을 타라’ 등 그 내용도 생활밀착적이다.
단, 충분히 자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유산소 운동을 하고, 성 관계를 자주 가지며, 카페인과 알코올을 삼가고, 담배를 당장 끊고, 뇌 건강 음식을 섭취하라는 ‘좋은’ 해결책이 외투만 바꿔 입은 채 계속 반복되다 보니 지루한 느낌도 준다.
또 다른 뇌 연구서인 ‘신의 뇌’는 뇌와 종교의 관계를 파헤친다. 저자인 인류학자 라이오넬 타이거와 신경과학자 마이클 맥과이어는 “축축한 뇌 조직의 떨림이 종교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뇌는 불편함을 느끼면 스스로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작동한다. 분명하며 균형 잡힌 상태를 좋아하는 뇌에 불확실한 미래, 죽음, 사후 세계 등은 큰 스트레스를 준다. 이런 뇌를 위안해주는 게 신, 즉 종교라는 설명이다.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내세 교리가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교는 우리의 뇌를 만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기도, 명상 등의 종교 활동은 뇌의 화학작용을 변화시킨다. 기도하는 사람의 뇌를 스캔해 보면 감정, 행동 등을 통제하는 전두엽과 사고, 연상 기능을 하는 하두정엽이 활성화된다. 또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뇌에 집중되는 걸 막아준다. 즉, 기도를 하거나 종교 의식 등에 참여하면 감정 조절과 사고 인식 기능, 기억력이 향상되는 건 물론이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이렇듯 뇌가 만족하면 몸 역시 편안해진다.
두 저자는 “신의 존재 여부를 떠나 종교는 유용하고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종교는 여전히 구원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진정한 구원은 초월적인 게 아니라 생물학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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