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백은 물건을 담는 것이 아니라 패션을 담는 것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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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떠오르는 ‘잇백’

이 시대의 백은 필요한 물건을 넣어 다니는 도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마치 ‘나는 이런 사람’이라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소통 수단이다. 백을 소비하는 여성뿐 아니라 만들어내는 패션 브랜드들도 옷보다 백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손쉽게 표현한다. 위크엔드3.0은 공급자인 패션 브랜드와 수요자인 여성, 그 둘 사이를 이어주는 주요 백화점 잡화 담당 바이어 3명에게 2012년 새해 주목할 만한 ‘잇백(주목받는 가방)’이 무엇인지 물었다.

명품도 실용성 높인 제품이 인기

김동일 롯데백화점 잡화상품기획팀 바이어는 해외 브랜드 가운데 올해 가장 주목할 제품으로 훌라 파이퍼백과 펜디 미니바게트백을 꼽았다. 훌라 파이퍼백은 지난해 대세였던 스퀘어 디자인의 제품이다. 두꺼운 통 소가죽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파이퍼백은 토트백이면서도 크로스로 멜 수 있는 끈이 달려 있어 정장은 물론이고 편한 복장에도 활용도가 높다. 실속파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연말 시상식 레드 카펫 위에 선 여배우라면 거의 예외 없이 들었던 클러치백(끈이 없는 손가방)은 보통사람들이 소화하기 힘든 아이템이다. 김 바이어는 “펜디 미니바게트백은 클러치백을 대신해 저녁 모임 때 편하게 들 수 있는 백으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김현정 신세계백화점 핸드백컬렉션 바이어는 VBH 브레라백과 셀린 카바백을 꼽았다. 이탈리아 브랜드인 VBH는 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이 들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였다. VBH를 대표하는 브레라백은 윗부분은 곡선을 그리고 양 옆이 날렵하게 솟은 부채 모양의 가방이다. 아직 식지 않은 미니멀 열풍의 선두에 있는 셀린은 장식을 줄이고 양가죽의 질감과 부드러운 색감을 살린 카바백이 단연 돋보인다. 김 바이어는 “양가죽은 표면에 흠집이 나기 쉬운데 기대 이상으로 내구성이 강해 많은 고객에게서 사랑을 받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반채용 갤러리아백화점 잡화담당 바이어는 보테가베네타와 멀버리의 알렉사백을 꼽았다. 보테가베네타의 가죽 꼬임 장식 가방은 여러 해 동안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는 제품이다. 핑크, 바이올렛 등 색상이 다양하지만 여전히 기본 색상인 블랙과 브라운이 인기가 많다.

빈티지한 런던 패션 스타일로 주가가 높은 배우 겸 DJ 알렉사 청과 협업한 알렉사백은 멀버리의 대표적인 ‘완판’ 아이템이다. 기존 멀버리의 스테디셀러인 베이워터백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배우 한가인 손예진 문근영 등 20, 30대 여성의 ‘워너비(닮고 싶은)’ 스타들이 들어 올 한 해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선 백팩 인기

3명의 바이어 모두 국내 브랜드에서 주목할 만한 백으로 백팩을 꼽았다. 백팩은 유명 연예인의 공항 패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아이템이다.

김현정 바이어는 ‘송중기 백팩’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만다리나덕 백팩을 선택했다. 김 바이어는 “만다리나덕 백팩은 지난해 월평균 1600개 정도 팔리던 제품이었지만 배우 송중기가 공항에서 멘 모습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해 지금은 한 달에 2500개 넘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야상 점퍼와 함께 스타일링하기 좋아 남녀 모두에게 호응이 높은 모델이다.

반채용 바이어는 여성복 디자이너 송자인의 브랜드 ‘제인송’ 백팩을 꼽았다. 반 바이어는 “프라다 소재에 무난하면서도 은근한 디테일에서 여성복 디자이너의 섬세함이 느껴져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동일 바이어는 비, 빅뱅, 비스트, 카라 등 아이돌 스타들이 즐겨 멘 MCM 스타크 백팩을 택했다. MCM 스타크 백팩은 MCM을 상징하는 비세토스 패턴에 사각뿔 모양의 금속 스터드를 장식해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가장 잘 알려진 코냑색 외에도 레드, 아이보리, 블루, 화이트 등 색상이 다양하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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