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여론조사 ‘내 마음의 뮤지컬 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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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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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내 마음의 뮤지컬배우’ 1위 등극

김준수, 홍광호, 박은태, 옥주현. (시계방향으로)
김준수, 홍광호, 박은태, 옥주현. (시계방향으로)
뮤지컬계에서 ‘잘 하는 배우’, ‘인기있는 배우’를 가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기자만 해도 당장 누군가가 “요즘 실력 있는 배우는 누구인가”라고 묻는다면 대여섯 명 정도는 줄줄 대줄 수 있다.

하지만 ‘잘 하는 배우’, ‘인기있는 배우’와 무대 위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콩닥콩닥 뛰게 만드는 ‘내 마음의 배우’가 반드시 일치하리라고는 말할 수 없다.

여기에는 개인적 취향과 작품, 무대, 시기 등 실로 다양한 외부적 환경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한 눈에 반하는’ 것은 운명적인 사랑뿐만이 아니다.
관객은 배우에게도 운명적으로 ‘한 눈에’ 반하곤 한다.

실연의 아픔을 당한 여성이 우연히 공연장에서 힘겹게 자아와 싸워 승리한 남자 주인공에게 감동을 받아 그 배우의 열렬한 팬이 되어 버렸다는 사례 따위는 굳이 찾아볼 필요도 없다. 그런 얘기라면 대학로에만 나가 봐도 먹다 남은 과자의 부스러기처럼 널려 있으니까.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관객들은 어떤 뮤지컬 배우들을, 어떤 이유로 ‘내 마음의 배우’로 섬기고(?) 있을까. 뮤지컬 팬 125명을 대상으로 트위터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조사는 1월 3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 시간 동안 진행했다.

○ 최다득표 ‘내 마음의 배우’는 김준수

‘무대에 등장하기만 해도 당신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배우는 누구인가’라는 설문에서 최다득표를 획득한 배우는 그룹 JYJ의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김준수였다.
125표 중 20표를 얻어 2위 홍광호를 무려 8표 차이로 따돌렸다.

뮤지컬 ‘모차르트’, ‘천국의 눈물’에 이어 2월 ‘엘리자벳’에 출연하는 김준수에 대해 팬들은 “감성을 울리는 목소리”, “등장하자마자 엄마미소를 짓게 만드는 배우”, “항상 기대 이상을 해낸다”고 입을 모았다.

재미있는 점은 김준수의 팬이었다가 그가 출연한 작품을 보고 뮤지컬 팬이 된 사람들이 상당수에 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위터 멘션 중에는 “김준수 덕분에 뮤지컬에 재미를 붙였다”, “김준수 보러 갔다가 더불어 모 뮤지컬 배우의 팬이 됐다”는 내용의 글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2위는 12표를 얻은 홍광호.
‘지킬앤하이드’에서 “공연장 천정이 들썩거렸다”라는 핵폭탄 성량 전설의 주인공이다. 요즘은 1월 말에 국내 초연하는 ‘닥터 지바고’를 앞두고 맹렬 연습 중이다.

홍광호는 우리나라 뮤지컬계 몇 명 안 되는 ‘폭풍가창력’의 소유자다. 그렇다고 목소리가 기차 화통 삶아먹은 소리만 내는 것은 아니다.

팬들은 “힘이 있으면서도 로맨틱한 목소리”, “목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말캉해진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홍광호’하면 ‘목소리’라는 공식에는 변함이 없지만.

3위는 뜻밖에도 여자배우인 옥주현이 차지했다.
20~30대 여성 관객층이 두텁다는 점이 우리나라 뮤지컬계의 특성 중 하나인지라 아무래도 여배우보다는 남자배우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옥주현은 외모와 가창력, 연기에서 모두 고르게 점수를 얻었다. “키가 크고 예쁜 외모”, “풍부한 성량”, “귀여움, 섹시함, 푼수역을 고루 소화” 등이 뮤지컬 배우 옥주현에 대한 팬들의 평가였다.

4위는 엄기준과 박은태가 6표를 얻어 나란히 5위에 올랐다.
신진들의 득세 속에서 고참의 체면을 지킨 엄기준은 특유의 ‘감성연기’가 높은 점수를 얻었다. ‘삼총사’에서 보여 준 “빵빵 터지는 깨알 애드립”도 인기유지에 한 몫을 했다.

‘제2의 류정한’으로 불리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은태에 대해 팬들은 “특유의 미성”, “소름 돋는 고음”, “어딘지 섹시한 목소리”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티타늄 성대’ 김수용과 함께 ‘마성의 고음’으로 꼽힌다.

류정한과 김무열이 5표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대 성악과 출신의 류정한은 가창에 관한한 제왕으로 군림해 온 배우. 한 팬은 “말이 필요 없다. 존재만으로 심폐소생술이 가능할 정도의 배우”라고 찬탄했다.

뮤지컬계 최고의 ‘간지남’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무열에 대해서는 “훈훈한 ‘길이’와 달콤한 목소리”, “놀라운 댄스실력”, “날카로운 콧날과 턱선” 등을 매력으로 꼽았다.

이어 정성화, 민영기, 조승우가 4표씩을 얻었으며, 여자배우 중에서는 정선아(3표)와 조정은(2표)이 눈에 띄었다.

김준수와 함께 우리나라 뮤지컬계 최강의 ‘티켓파워’로 꼽히는 조승우의 표가 적은 것은 의외의 결과. 팬들은 이밖에도 윤형렬, 신영숙, 송용진, 최정원, 임태경, 유준상, 신성록 등을 ‘내 마음의 배우’로 선정했다.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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