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드러그스토어가 뷰티걸들의 놀이공원으로 뜬 한해

  • 동아일보

■ 올해의 베스트셀링 제품

서울 광진구 자양동 올리브영 스타시티점. 드러그스토어는 최근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 제품을 부담 없이 살 수 있어 20, 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리브영 제공
서울 광진구 자양동 올리브영 스타시티점. 드러그스토어는 최근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 제품을 부담 없이 살 수 있어 20, 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리브영 제공
요즘 화장품은 마치 생수를 사듯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생필품처럼 말이다. 백화점은 물론이고 대형마트, 화장품 전문점, 편의점, 심지어 자동판매기에서도 화장품을 살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부담 없이 쇼핑하기에는 드러그스토어만 한 곳이 없다.

화장품을 비롯해 온갖 미용용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다양하게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는 마치 뷰티에 관심이 많은 20, 30대 여성들에게 작은 놀이공원 같은 곳이다. 판매대 가득 진열된 수천 개에 이르는 품목 가운데 이것저것 얼굴에 발라보며 내게 맞는 제품을 골라내는 순간은 정말 짜릿하다. 백화점에서 파는 10만 원이 넘는 로션 못지않게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드러그스토어 화장품은 요즘 같은 불황에 더 잘 팔린다.

CJ올리브영, 왓슨스 등 국내 유명 드러그스토어 2곳에서 올 한 해 가장 잘 팔린 베스트 셀링 아이템과 드러그스토어 쇼핑 노하우를 알아봤다.

피부 월동 준비하기에 그만
워킹맘인 최모 씨(33)는 일주일에 한두 번 출근 길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회사 근처 드러그스토어에 들른다. 아침 끼니를 대신할 우유와 뉴트리션바를 사면서 화장품 진열대를 빠르게 훑어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여름엔 자외선 차단제, 겨울엔 입술보호제 등 계절에 맞는 화장품은 드러그스토어에서 산다. 최 씨가 주로 구입하는 제품은 계절에 맞는 기능성 제품들. 최 씨는 “요즘은 시내 중심가는 물론이고 동네 곳곳에서 드러그스토어를 발견할 수 있다”며 “필요한 제품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들러 구입할 수 있고 일찍 문을 열어 늦게 문을 닫는 것도 쇼핑할 시간이 많지 않은 워킹맘에게 좋다”고 말했다.

요즘처럼 건조해지기 쉬운 때에는 수분 스프레이와 입술보호제만큼 유용한 아이템은 없다. ‘오 테르말 드 아벤느’는 흔히 ‘온천수 스프레이’로 불리며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아이템이다. 프랑스 약국 화장품 1위인 아벤느가 2003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오 테르말 드 아벤느’는 매년 드러그스토어 매출 상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피부 건강을 위해 세안 후 3초 안에 보습을 해줘야 한다는 ‘3초 보습법’을 위한 아이템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베르니 레몬 옐로 스킨 워터’는 전체 성분의 85%가 비타민 워터로 만들어져 피부가 마시는 비타민이다.

입술보호제 ‘유리아주 스틱레브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드러그스토어 베스트셀러다. 건조한 사무실에서 쉽게 갈라지는 입술에 이만큼 효과적인 아이템이 없을 정도다. CJ올리브영에서 올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기도 하다. 온천수와 아보카도오일, 셰어버터 등을 주요 성분으로 해 입술 보호, 영양 및 수분 공급, 각질 관리 효과가 뛰어나다.

다양한 화장품 마음껏 테스트
드러그스토어의 매력으로 편안하게 이것저것 다양한 화장품을 마음껏 발라볼 수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백화점이나 화장품 전문점의 경우 매장 직원의 눈치가 보여 제품 테스트가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 별다른 마케팅 없이 드러그스토어 체험 마케팅만으로 성공한 색조 화장품이 많다.

‘키스 미 히로인 롱앤컬마스카라 EX’는 ‘한국형 마스카라’라는 점을 내세워 올 한 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속눈썹 길이가 짧고 직모인 한국 여성의 속눈썹을 길고 돋보이게 해주는 제품이다. 무엇보다 눈가에 좀처럼 번지지 않는 워터프루프 기능 때문에 입소문만으로 ‘대박’이 났다. 마치 일본 순정만화 속 주인공처럼 인형같이 풍성하고 또렷한 눈매를 연출해주는 ‘돌리윙크’ 마스카라나 아이라이너도 드러그스토어 화장품의 숨은 강자다. 독일에서 수입한 ‘우드버리’ 아이라이너는 한동안 큰 인기를 끈 스모키 메이크업 때 꼭 필요한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았다.

BB크림이 인기를 얻게 된 데는 드러그스토어도 크게 한몫 했다. CJ올리브영에서 올 한 해 BB크림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닥터자르트 실버라벨 리주비네이팅 BB크림’이다. BB크림 특유의 유분감이 없어 피부에 쫀쫀하게 붙는다는 평가가 많다.

아이스크림 모양의 입욕제 ‘미바스’. 올리브영 제공
아이스크림 모양의 입욕제 ‘미바스’. 올리브영 제공
샴푸 등 목욕 제품도 인기
드러그스토어의 가장 큰 특징은 약국이 입점해 있다는 점이다. ‘약국이 중심이 된 한국형 드러그스토어’를 지향하기 때문에 외국 드러그스토어에 비해 코달리, 올리브놀, 케어존 등의 약국 화장품이 많은 편이다. 전문 뷰티컨설턴트가 피부나 두피 상태를 측정해주는 등 상담 서비스를 해주는 점포도 많다. 그래서 모발전용 제품이나 남성용 미용 제품도 드러그스토어에서 효자 매출 상품이다. CJ올리브영에서는 모발전용 제품 가운데 ‘시세이도 쓰바키 데미지 케어 라인’이 큰 인기를 끌었다. 왓슨스와 이마트에서만 살 수 있는 ‘엘라스틴헤어게인’은 샴푸로서는 처음으로 식물 줄기세포 배양액을 넣은 프리미엄 샴푸다.

드러그스토어의 주 고객인 20, 30대 여성들이 보디케어에도 관심이 많은 만큼 유명 호텔이나 스파에서 볼 수 있던 보디케어 제품도 드러그스토어에서 찾을 수 있다. ‘미바스’는 스쿠프로 떠낸 듯한 아이스크림 모양의 입욕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스파 제품이다. 그동안 세포라나 뷰티360처럼 해외 유명 뷰티전문점에서만 살 수 있었지만 국내에서 올리브영이 이달부터 직수입해 팔고 있다.

하은영 CJ올리브영 마케팅팀 부장은 “소비자가 자유로운 체험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 드러그스토어의 최대 강점”이라며 “요즘 급증하는 화장품 브랜드 전문점에 밀려 판로를 잃어가는 국내 중소기업 화장품 브랜드나 해외 유명 제품을 경험할 수 있어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유통 채널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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