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그녀의 패션, 발끝에서 활짝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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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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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많고 추운 겨울 활보할 패션 부츠들

해가 갈수록 겨울 한파가 심해지면서 부츠 기장이 길어지고 눈비를 막아주는 방수기능을 갖춘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소렐·쿨라부라 바이 매그앤매그 제공
해가 갈수록 겨울 한파가 심해지면서 부츠 기장이 길어지고 눈비를 막아주는 방수기능을 갖춘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소렐·쿨라부라 바이 매그앤매그 제공
한겨울, 여자의 발은 가련하다. 한여름, 빨간색 파란색을 입은 채 샌들 틈새로 부끄럽게 고개를 내밀던 수줍은 발가락, 그리고 가을철, 하이힐 또는 플랫슈즈 위로 뽀얗게 드러나는 발등은 겨울만 되면 둔탁한 부츠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만다. 그런데 겨울부츠들은 대체로 다른 종류의 신발들에 비해 예쁘지 않았고, 심지어 그다지 따뜻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최근 몇 해간 한반도의 겨울이 무척 춥고 눈이 많이 오는 날씨로 변한 것이 오히려 겨울철 부츠들을 더 예뻐지게 했다. 브랜드마다 ‘(추위를) 견뎌야 한다면 멋지게 견디자’를 디자인 철학으로 내걸기라도 한 걸까. 주로 기능성만을 내세우는 아웃도어 브랜드마저 퍼와 패딩 등을 예쁘게 접목한 패션 부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퍼 디테일

이번 시즌에도 계속되는 레트로 무드가 패션 트렌드를 이끄는 가운데 다양한 털 장식을 앵클부츠 또는 롱부츠와 접합한 디자인이 예년보다 많이 선보여지고 있다.

독일의 컴포트 슈즈 브랜드 ‘가버’는 부츠의 윗단과 종아리 부분에 그레이색의 인조 털 트리밍 장식을 단 ‘버클 퍼 패딩부츠’를 내놓았다. 종아리 부분의 벨트 장식은 종아리 굵기에 맞춰 조절할 수 있게 고안됐다. 발등 바로 위부터 종아리 아래까지 복슬복슬한 털 장식이 달린 ‘페이크 퍼 롱부츠’는 보는 사람도 따뜻하게 만들 정도로 보온성이 좋다.

‘찰스&키스’는 발등 부분에 운동화처럼 끈이 달린 ‘레이스업’ 앵클부츠에 양모 소재의 퍼 장식을 트리밍한 제품을 선보였다. 양모는 퍼 소재 가운데 가장 캐주얼한 느낌을 내기 때문에 각종 캐주얼 의류와 함께 매치해도 좋을 듯.

부츠를 패션과 동떨어진 아이템으로 봐서는 안 될 것 같다. 패션을 입은 부츠는 겨울 스타일링의 마무리로 제격이다. 위부터 싱크의 ‘노르딕 플랫부츠’, 어그 오스트레일리아의 ‘스파클 라인’, ASH의 ‘퍼 웨지부츠’. 각 브랜드 제공
부츠를 패션과 동떨어진 아이템으로 봐서는 안 될 것 같다. 패션을 입은 부츠는 겨울 스타일링의 마무리로 제격이다. 위부터 싱크의 ‘노르딕 플랫부츠’, 어그 오스트레일리아의 ‘스파클 라인’, ASH의 ‘퍼 웨지부츠’. 각 브랜드 제공
캐나다의 방한부츠 브랜드 ‘소렐’은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이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이라는 이번 시즌 테마에 맞게 보다 대담한 디자인의 롱부츠를 선보였다. 신발 입구 부분에 브라운 톤의 퍼를 가미한 ‘토피노’ 롱부츠는 섹시할 뿐 아니라 안전하기까지 해 보였다. 신발 둘레에 방수 고무를 접목해 겨울철 눈길에도 잘 미끄러지지 않게 했다는 것이 브랜드 담당자의 설명이다. 스키니진이나 레깅스에 매치하면 발랄한 느낌을 낼 수 있을 듯. 이탈리아 슈즈 브랜드 ‘ASH’의 ‘예티’ 모델은 아예 “극한 추위에 대처하기 위해 제작됐다”고 선전하는 퍼 트리밍 부츠다. 따뜻한 토끼털을 신발 몸통 전체에 감각적으로 결합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들도 눈길을 끈다. 호주 브랜드 ‘무브부츠’는 레인부츠의 실용성과 어그부츠의 보온성을 결합해 ‘투 인 원’ 콘셉트로 느껴지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프랑스 브랜드 ‘폴&조’의 ‘칼리’ 롱부츠는 부츠 안에 긴 양말을 신은 듯한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게 니트 소재의 안감을 결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또 보송보송한 양모 안감에 고무 소재의 두꺼운 굽, 레이스업 디테일을 결합한 ‘폴&조’의 ‘홀리’ 앵클부츠는 실용성과 디자인을 모두 찾는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을 듯하다. ‘ASH’의 부츠형 스니커즈 ‘푸티’도 ‘지름신’을 자극할 듯. 발목 부위에 스트랩과 양털 방울이 달려 있고, 앞코 부분이 슬림해 귀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다.

남성 패션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시즌 ‘매니시룩’ 트렌드는 부츠 디자인에까지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스미스터’는 워커 형태로, 부츠의 상단 부분을 밖으로 접을 수 있어 원하는 만큼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양털부츠를 선보였다.

‘블링블링’ 화려하게

최근 몇 해간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양모 부츠 브랜드 ‘어그 오스트레일리아’가 이번 시즌에는 블링블링한 스팽글 소재가 달린 ‘스파클 라인’을 내놓았다. 베이직한 블랙 컬러부터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다양하게 달리 보이는 ‘트윈 스파클’ 아이템까지 7가지 색으로 출시됐다.

‘크리스티앙 루부탱’은 이번 시즌 이 브랜드 콘셉트인 ‘글래머러스&로큰롤’ 느낌이 나는 롱부츠를 선보였다. 양가죽에 정교한 스터드 장식을 달았고 ‘여자의 자존심은 하이힐!’이라고 외치는 루부탱 슈즈답게 굽도 14cm나 된다. ‘쿨라부라 바이 매그엔매그’는 어그부츠에 스터드 또는 프릴 장식을 단 화려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클로에’의 세컨드 브랜드, ‘시 바이 클로에’는 다양한 길이의 부츠에 웨지힐, 플랫 등 다양한 굽을 결합한 여러 가지 디자인을 내놓았다. 세련되면서도 옷과 매치하기 좋은 카키, 내추럴 브라운, 네이비 등 3가지 컬러가 이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느끼게 한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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