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혜은이 “원장수녀 변신… 세수도 못하고 맹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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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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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넌센세이션’ 18일 이화여대서 막 올라

뮤지컬 ‘넌센세이션’에서 근엄하지만 엉뚱한 원장수녀 메리레지나로 출연하는 혜은이(왼쪽)와 뒷골목 출신 로버트 앤 수녀로 출연하는 황보.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뮤지컬 ‘넌센세이션’에서 근엄하지만 엉뚱한 원장수녀 메리레지나로 출연하는 혜은이(왼쪽)와 뒷골목 출신 로버트 앤 수녀로 출연하는 황보.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다섯 수녀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뮤지컬 ‘넌센스’ 시리즈에는 수많은 여배우가 출연했다. 박정자 윤석화 양희경 박해미 홍지민 김선경 하희라 신애라…. 배우는 아니라도 당대 유명 여성 연예인도 많이 거쳐 갔다. 하지만 가수 출신은 의외로 드물었다. 재즈가수 윤희정과 조갑경, 임상아 정도다.

18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새롭게 개막하는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 ‘넌센세이션’에는 가수 두 명이 출연한다. 혜은이와 황보다. 다섯 수녀가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버라이어티 쇼(레뷔)를 펼치면서 겪는 좌충우돌을 그린 이 작품에서 혜은이는 원장수녀 메리레지나로, 황보는 뉴욕 할렘 뒷골목 출신 수녀 로버트 앤으로 출연한다. 혜은이로서는 올해 초 ‘메노포즈’ 이후 두 번째 뮤지컬이고 황보에게는 뮤지컬 데뷔작이다.

“젊은 시절부터 뮤지컬을 좋아했지만 그땐 가수활동이 너무 바빠서 출연할 엄두를 못 냈어요. 지금도 가수활동으로 버는 돈이 뮤지컬 출연료보다 훨씬 많지만 너무 하고 싶어서 만사 제쳐놓고 뛰어든 거죠.”(혜은이)

“가수가 되기 전엔 연기자가 꿈이었어요. 대학에서도 연기를 전공했고. 그래서 출연 제의를 받고 너무 기뻤죠. 그런데 같이 공연하는 분들이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못하는 게 없어 연습에 들어간 뒤 속이 바짝바짝 타고 있어요.”(황보)

둘 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 뮤지컬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혜은이는 “내가 맡은 부분을 연습하느라 사흘이나 세수도 못했다”고 했고 황보는 “자나 깨나 춤 노래 대사 외우느라 쓰레기 분리배출도 못했다. 시집갔으면 ‘바람난 여편네’ 소리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럴 만도 하다. 이번 공연에선 혜은이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로 유명한 명성황후 이태원과 나란히 캐스팅됐다. 황보는 ‘형제는 용감했다’의 헤로인 ‘오로라’ 이주원과 연기대결을 펼쳐야 한다.

황보는 “원래 ‘형제는 용감했다’를 좋아해서 서너 번 봐왔는데 ‘하필이면 그 오로라랑 같은 배역을 맡다니’ 하는 생각에 잠시 멍해졌다”며 “그래도 남들은 돈 주고 배울 것을 나는 돈 받으면서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인 연기자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혜은이는 자신감이 넘쳤다. “돈 받고 출연하면 프로답게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면서 “빼먹을 것은 철저히 빼먹되 그 사람과는 다른 자신만의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에비타’나 ‘맘마미아!’의 여주인공을 하고 싶은데 나이 많다고 안 시켜주는 게 불만”이라며 속내도 털어놨다.

가수 출신인 두 사람에게 춤 노래 연기 중 뭐가 가장 힘들까.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혜은이는 무대를 계속 지키면서 다른 배우들의 코러스 넣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나야 늘 내 순서가 되면 내 노래만 불렀지 남이 부르는 노래 가사와 화음까지 신경 쓴 적이 없는데 이 작품에선 27곡 넘버 대부분의 코러스를 해야 해요.”

반대로 황보는 자신이 등·퇴장할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걱정이라고 했다. “가수들은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순서가 되면 알려주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연기자들은 스스로 자기가 출연할 타이밍을 챙겨야 하잖아요. 제가 하도 ‘멍 때리고’ 있을 때가 많아서 그걸 놓칠까 봐 걱정이 태산이에요.”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i: 12월 18일까지 계속될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배우 이정화 정영주 최우리 송상은과 개그우먼 송은이도 출연한다. 5만∼8만 원. 02-692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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