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 흑 31, 33으로 주문을 거스르다

  • 동아일보

○ 이세돌 9단 ● 조한승 9단
본선 8강전 2보(22∼44)

백 22로 붙여 흑을 세워준 후 백 24로 갈라 친 것은 괜찮은 것인가. 참고 1도처럼 백 1, 3으로 흑을 공격하면서 백 7까지 두는 것이 알기 쉬웠다. 백 24로 갈라 치는 것은 백 30의 미끄러지는 수가 가능해야 한다. 이 수가 성립하지 않으면 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실전에서 보듯 흑 25의 두 칸 벌림이 수비를 하면서도 공격을 하는 안성맞춤의 자리가 됐다.

이세돌 9단은 기민하게 백 28을 선수하고 백 30으로 두었다. 좌상귀를 지켜달라는 게 백의 주문. 그러나 흑은 기다렸다는 듯이 흑 31, 33으로 강력하게 백을 차단하고 나선다. 백 34로 끊고 보았는데, 흑 37로 넘어가자 다음 백의 앞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백 38로 참고 2도처럼 백 1부터 7까지 귀에서 살 수는 있지만 흑 8로 벌리게 되면 좌변의 흑의 철벽과 호응해 흑의 외세가 훌륭하다. 단번에 흑의 우세. 백 38로 끼웠지만, 흑 39에 백 40으로 나가야 한다. 백 40 대신 ‘가’로 놓고 흑의 백 38을 따낼 때 ‘나’로 둬 흑 31 한 점을 잡는 것은 백으로선 망하는 그림.

조한승 9단은 지금이 기회라고 보고 흑 41로 밀어 최강으로 대응한다. 백 44로 끊어 초반에 승부처를 맞이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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