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체험…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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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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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주최 ‘친구야! 문화예술과 놀자’ 1대1 레슨 등 호응

10일 경기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연습하고 있는청소년들. 이들은 “오페라가 정말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의정부=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0일 경기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연습하고 있는청소년들. 이들은 “오페라가 정말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의정부=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나는 즐거운 새 장수. 마음이 항상 즐거워.”

10일 경기 의정부예술의전당(사장 최진용) 합창단 연습실에서 소년의 청명한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피아노 앞에 앉은 소프라노 이효진 씨가 소년과 눈을 맞추고 말했다.

“노래할 때 몸을 흔들면 호흡이 흐트러져. 제대로 호흡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해.”

올봄까지만 해도 오페라가 뭔지 잘 몰랐던 이 소년은 이제 성악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아리아 ‘나는 새 잡는 사람’에 흠뻑 빠진 박준형 군(13·중1)이다. 박 군은 “내 생각과 감정을 노래에 담아서 불러야 나도 즐기고 듣는 사람도 느낄 수 있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이날 이렇게 오페라에 푹 빠진 청소년 3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친구야! 문화예술과 놀자’라는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오페라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의정부예술의전당과 동아일보가 한진중공업의 협찬을 받아 2007년부터 진행해온 ‘친구야! …’는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부족한 지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작년까지는 다양한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가 올해부터는 청소년들이 직접 공연에 참여하는 체험형 교육으로 바뀌었다.

소프라노 이효진, 고혜영 씨가 일대일 성악 레슨, 중창 등을 지도하며, 유홍영 한국마임협의회 회장이 신체훈련, 주광영 나라오페라합창단 부지휘자가 합창 특강을 맡았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은 “청소년들이 오페라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참 드물다”면서 “음악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 청소년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악보 보는 법도 잘 몰랐던 아이들이 서로 화음을 맞춰가면서 ‘음악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자신감도 생기고 자기표현도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됐다. 참가한 학생 가운데 집단 따돌림으로 힘들어하던 한 학생은 다른 친구가 하는 부분까지 연습해 와서 얘기를 나눴다. 배은서 양(16·고1)은 “오페라가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 줄 몰랐다”면서 “인터넷으로 작곡가와 아리아에 대해 검색해봤다”고 말했다. 고혜영 씨는 “아이들이 수업 시작 시간보다 30분씩 일찍 와서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면서 “이렇게 접한 오페라를 평생 벗 삼아 지내게 될 것”이라면서 웃었다.

이들은 18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무대에서 그동안 배운 모든 것을 선보인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중 아리아를 비롯해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오페라 ‘나부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들려준다.

의정부=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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