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답다, 그림 속 사람들

  • Array
  • 입력 2011년 6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이화여대박물관 ‘가인…’ 특별전
한중일 전통 - 현대 인물화 소개

윤덕희의 ‘독서하는 여인’. 이화여대박물관 제공
윤덕희의 ‘독서하는 여인’. 이화여대박물관 제공
미술 속의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보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박물관이 7월 23일까지 개최하는 ‘가인(佳人)-동양미술 속의 아름다운 사람들’.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전통유물과 현대미술 80여 점을 통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탐색해보는 전시다. 특히 외형적인 묘사를 넘어 그 사람의 정신까지 표출하고자 했던 전통 미술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가장 많은 작품을 선보이는 장르는 한국 전통미술. 아름다운 사람들을 청심(淸心), 의인(義人), 미인(美人), 예인(藝人), 선인(善人)으로 구분하여 소개한다.

청심은 세속적인 욕심에서 벗어난, 순수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말한다. 이 코너엔 고사인물화, 노승과 도인 인물화가 주로 전시된다. 이른 봄 나귀 타고 매화 구경을 가는 선비의 모습을 그린 19세기 조석진의 ‘파교심매도(z橋尋梅圖)’, 소나무 아래 자연에 도취된 선비를 표현한 청화백자 등이 대표적이다.

미인 코너에선 고운 자태를 지닌 여성을 재현한 그림들이 등장한다. 18세기 윤덕희의 ‘독서하는 여인’이 흥미롭다. 조선시대 책 읽는 여인을 그린, 매우 이례적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이당 김은호의 ‘춘향도’도 만날 수 있다.

예인의 분위기는 또 다르다. 신라 토기에 장식된 토우를 보면, 춤을 추며 악기를 연주하는 신라 사람들의 천진한 모습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 통일신라 상원사 동종(국보 36호) 표면에 장식된 비천상도 아름답다. 구름을 타고 내려오면서 공후와 생황을 연주하는 천인. 우아한 움직임 사이로 음악의 선율이 들려오는 듯하다.

중국의 전통 그림과 공예품, 일본의 우키요에도 함께 전시해 중국 일본의 신선 미인 예인 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근현대미술 편에서는 한국의 윤석남 정종미 씨, 일본의 이시우치 미야코 씨 등 한국 중국 일본 현대작가 10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동아시아 3국의 가인관(佳人觀)을 비교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다. 02-3277-3675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