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스토리텔링으로 명품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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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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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브랜드에 시너지 높이기 위해 투입된 디자이너 2인

뱅상 뒤사르텔씨가 ‘빈치스벤치 발레백’을 들고 발레와 여성스러움,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뱅상 뒤사르텔씨가 ‘빈치스벤치 발레백’을 들고 발레와 여성스러움,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최근 국내 패션잡화 브랜드 ‘빈치스벤치’는 루이뷔통 출신의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 뱅상 뒤사르텔 씨와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협업) 컬렉션을 내놓았다. ‘에스콰이아’도 크리에이터 디렉터로 유명 디자이너 홍승완 씨를 영입하고 첫 작품을 선보였다. 이처럼 전통 브랜드들이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흐름이 부각되는 가운데 뒤사르텔 씨와 홍승완 씨를 만났다.

‘빈치스벤치’, 뒤사르텔 영입 루이뷔통의 증인과 함께 변신

뒤사르텔 씨는 1986년부터 루이뷔통에서 13년간 디자이너로 근무한 거물. 이후 로에베의 아티스틱 디렉터를 거쳐 페라가모, 카르티에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들과 협업해왔다. 지난해 ‘디자인 서울’ 행사로 서울을 방문했던 그는 우연히 ‘빈치스벤치’ 관계자의 제안을 듣고 콜래보레이션을 결정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의자를 뜻하는 브랜드 어원과 이탈리안 르네상스를 배경으로 한 예술을 추구하고자 하는 브랜드 콘셉트가 마음에 딱 들었습니다. 빈치스벤치는 저에게 디자인 전권을 줬을 뿐 아니라 기획 및 생산까지도 참여하게 해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었죠.”

뒤사르텔 씨의 디자인은 소재를 철저히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는 “외적인 미학보다도 소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소재는 제품의 뿌리와 같아요. 이번 빈치스벤치 컬렉션에서 사용한 쇠가죽은 부드러우면서도 여성스럽고 정교한 표현이 가능하지요.”

‘스토리텔링’도 그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빈치스벤치 ‘발레 백’은 이름처럼 발레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발레슈즈와 같은 레이스업과 리본 디테일이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 발레리나의 가벼운 몸동작을 연상시키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그래픽 르네상스’ 라인은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양식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기하학적인 패턴을 퀼팅기법으로 표현하고 골드메탈 장식으로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럭셔리는 화려함보다도 정직함이 더 중요한 가치입니다. 제품이 진실하다면 럭셔리는 자연스럽게 묻어나지요. 진실되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제 일생의 목표입니다.”

신사복 거장 홍승완 씨 50년 구두 명가에 합류하다

디자이너 홍승완 씨가 ‘에스콰이아’의 새로운 백을 소개하고 있다. 클러치 모양의 히든백이 들어있는 ‘트랜스포머 가방’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디자이너 홍승완 씨가 ‘에스콰이아’의 새로운 백을 소개하고 있다. 클러치 모양의 히든백이 들어있는 ‘트랜스포머 가방’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50년 역사의 구두 명가 ‘에스콰이아’는 최근 회사 이름을 EFC로 바꿨다. 지난해 사모펀드에 인수된 뒤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며 ‘브랜드 리빌딩’ 작업에 들어간 것. 핵심은 디자인 부문 경쟁력 강화이다.

이 중심에는 핸드백 잡화 사업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영입된 디자이너 홍승완 씨가 있다. 홍 씨는 2001년 개인 브랜드인 ‘스위트 리벤지’를, 2009년에는 일본에서 롤리앳(ROLIAT)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브랜드를 가진 디자이너가 전통 제화기업의 CD로 참여한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개인으로서는 유통과 조직, 자본에서 한계가 있었는데 에스콰이아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제 디자인을 보다 폭넓게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어요. 요즘 가방은 패션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방이 패션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지요.”

그는 “에스콰이아에 와서 구두 장인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25년은 기본이고 40년째 근무하는 장인도 여럿 계시더라고요. 이분들과 함께 진득하게 브랜드를 진화시키고 싶습니다.”

그가 2011 춘계 서울 컬렉션에 내놓은 작품(가방, 구두)의 콘셉트는 ‘캠브리지 스파이’. 1920년대 영국 상류층 젊은이들이 소련을 위한 첩보활동을 한 사건이 모티브가 됐다. 정통 신사복 디자인에 독창적인 위트를 가미하고 고급스러운 소재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했다. 블랙, 브라운, 캐멀 등 절제된 컬러를 써 서정적이면서도 도시적인 감성을 담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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