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타의 명인들 “게리 무어를 보내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최이철-김도균-김태원 등 12명
17일 추모 헌정 공연 갖기로

‘사랑과 평화’의 최이철, ‘백두산’의 김도균, ‘부활’의 김태원, 조용필 밴드 ‘위대한 탄생’의 최희선, 그리고 타미킴, 손무현, 박창곤, 김광석, 한상원, 유병열, 이현석, 박주원…. 국내 대표 기타 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세대가 다르고 음악적 색깔이나 활동 영역이 겹치지 않는 이들을 한 무대에 불러 세운 이는 2월 세상을 떠난 영국 출신의 세계적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사진)다. ‘게리 무어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헌정 공연 ‘12인의 송가(頌歌)’를 갖기로 한 것이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블루노트 연습실을 찾았다. 가장 젊은 박주원(31)부터 최고령인 최이철(58)까지 10명이 모여 있었다. “함께 연주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 “호흡을 맞춰보니 역시란 말이 나오네요” 하는 감탄이 오고 갔다. 김태원과 박창곤은 개인 사정으로 이날 연습에 참여하지 않았다.

“게리 무어는 동양적 정서를 갖고 있는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죠. 한국의 기타리스트들에게도 확고한 영향을 주었어요.”(김광석)

“삶의 아픔을 달래주고 감동을 전해주는 음악, 그게 게리 무어를 떠올릴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김도균)

“이렇게 12명이 모이는 건 정말 힘든 일이죠. 기타 선율만으로도 사랑받았던 1980년대와 달리 지금은 기타가 노래 반주로만 인식되는데, 이번엔 기타가 중심이 되는 공연을 보여줄 겁니다.”(최희선)

게리 무어는 ‘엠티 룸’ ‘스틸 갓 더 블루스’ 등 슬픈 곡조의 블루스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헤비메탈과 하드록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연주했다. 이번 공연에서 12인의 기타리스트는 무어의 다양한 음악 세계를 차례로 보여줄 계획이다. 연주곡도 연주자 각자 자신의 음악적인 색깔을 고려해 선정했다. 첫 곡은 게리 무어 기타 연주의 결정판으로 평가받는 ‘엔드 오브 더 월드’, 타미킴이 연주한다. 이어 김광석이 ‘선셋’, 최이철이 ‘스틸 갓 더 블루스’, 김태원이 ‘파리지엔 워크웨이스’를 선보인다. 김태원은 게리 무어 사망 이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연이 있을 때마다 파리지엔 워크웨이스를 빼놓지 않고 연주한다”고 밝혔다.

기타 신동 정성하가 게스트로 출연하고 인디밴드인 디아블로, 트랜스픽션, 써드스톤, 가시, 라이밴드가 오프닝 공연을 한다. 17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악스홀. 1544-1555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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