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현직 연예인도 ‘화성인’에 나오게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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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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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화성인 바이러스’ 이근찬 PD
“5회도 못갈줄 알았는데 100회 넘겨”

tvN ‘화성인 바이러스’ 100회 특집에 ‘특이 식성 미녀 삼총사’가 다시 출연했다. 왼쪽부터 MC 김구라, 김성주, 단맛 마니아 김도연 씨, 신맛 마니아 한수란 씨, 매운맛 마니아 신예지 씨, MC이경규. tvN 제공
tvN ‘화성인 바이러스’ 100회 특집에 ‘특이 식성 미녀 삼총사’가 다시 출연했다. 왼쪽부터 MC 김구라, 김성주, 단맛 마니아 김도연 씨, 신맛 마니아 한수란 씨, 매운맛 마니아 신예지 씨, MC이경규. tvN 제공
“정말 저런 사람이 있다고?”, “연예인 지망생 아니야?”

케이블채널 tvN ‘화성인 바이러스’(이하 화성인)는 평균과 상식에서 벗어난 일반인이 출연하는 토크쇼다.

MC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는 출연자들을 ‘지구인’과 반대 개념인 ‘화성인’으로 칭하고 그들의 독특한 일상을 소개한다.

100회를 넘긴 ‘화성인’에는 170여 명의 별난 사람이 출연했다. 만화 캐릭터와 열애 중인 ‘십덕후’(은둔형 집착자를 뜻하는 일본말 ‘오타쿠’의 변형), 특이한 일본 화장법을 고수하는 ‘갸루족’, 큰 가슴 ‘H컵녀’, ‘61번 성형 중독남’, 15년간 ‘남자화장실 가는 여자’가 그들이다.

‘화성인’은 최고시청률 6%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하지만 ‘화성인’을 둘러싸고 조작설 등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도자기 피부녀’로 출연한 여성은 피부관리실 원장으로 밝혀져 홍보방송 논란이 일었다.

이근찬 담당 PD(37)를 만나 ‘화성인’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해 들어봤다.

이근찬 PD는 “화성인은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고, 우리 모두의 안에도 화성인 기질은 있다”고 말했다. tvN 제공
이근찬 PD는 “화성인은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고, 우리 모두의 안에도 화성인 기질은 있다”고 말했다. tvN 제공
○ 이색 출연자 봇물, 섭외는 쉽다? “노(NO)”

이 PD는 “5회를 넘기지 못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얼굴을 가리지 않고 방송에 나올 일반인은 많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회까지 오기까지는 남모를 ‘발품 섭외’가 있었다. 남의 미니 홈피를 뒤지고, 길거리 섭외를 하거나, 기존 출연자들에게 소개받기도 했다. 섭외됐다고 일이 다 끝난 건 아니다. 출연자가 녹화 당일 스튜디오에 안 나올 때도 있다. 일부 출연자는 이경규 김구라가 무섭다며 출연을 거부하기도 한다고.

○ 미남-미녀 출연자, 연예인 지망생? “절대 노”

출연자들이 대부분 능변가라서 ‘조작방송설’, ‘대본설’이 나오기도 한다. 이 PD는 “출연자들이 한 분야의 골수 마니아라서 본인 관심 분야로 들어가면 달변가가 된다”고 설명했다. 여성 출연자 중에는 ‘한 미모’ 하는 이들도 꽤 있는데, 이 PD는 “외모도 중요 고려 사항”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외모가 좋을수록 방송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 “출연만 시켜주면 뭐든 하겠다”는 지원자 있다? “예스(YES).”

‘화성인’에 연예인 지망생들이 몰린다는 의혹도 있다. 이 PD도 “그 점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한 회 재밌자고 조작했다가 들통 나면 프로그램 생명은 끝”이라며 “부도덕한 지원자를 가리기 위해 3시간 면접, 지인 인터뷰, 일상 밀착 카메라 등의 기법을 동원한다”고 말했다.

○ 피부관리실 원장, 홍보성 방송? “노, 직업 알긴 알았다”

고현정을 능가하는 ‘도자기 피부녀’로 출연한 박모 씨는 출연 직후 마케팅 논란이 일었다. 이 PD는 “방송 전 직업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 씨를 출연시킨 이유는 캐릭터가 워낙 독특해서라고. 이 PD는 “매일 몇 시간씩 붓으로 세안하고 남편, 아이와 스킨십도 거부하는 모습이 화성인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 ‘다루지 못하는 아이템’ 있다? “예스”


여성의 가슴과 관련된 아이템은 사내에서 자체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그는 “‘F컵녀’, ‘H컵녀’ 방송 후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머리가 큰 사람들의 모임인 ‘대두클럽’처럼 남다른 신체를 가진 사람의 고충을 얘기하고 싶었는데, ‘가슴은 자제하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 ‘연예인 화성인’도 나오나? “예스”

개성 강한 사람들이 많은 연예계에도 ‘화성인’은 있다. 이 PD는 “출연 섭외 중”이라며 “MC들을 통해 추천받기도 하고, 직접 알아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 그리고 못다 한 이야기

‘화성인’ 일부는 유명인사가 됐다. ‘십덕후’ 이진규 씨는 영국 메트로가 뽑은 ‘2010년 세계 최고의 괴짜’가 됐으며, 큰 가슴 때문에 구부정하게 다니던 ‘H컵녀’ 조수연 씨는 잡지 모델까지 병행하는 속옷 가게 매니저로 새 인생을 살고 있다. ‘갸루족’ 김초롱 씨는 유명 브랜드의 메이크업 강의를 제안받았으며, 혀가 짧아 ‘키스 불능남’으로 불렸던 박세권 씨는 방송을 통해 만난 첫사랑과 결혼했다.

이 PD는 “화성인은 또라이가 아니다”라며 “좋아하는 일을 표출하는 정도의 차이, 그것으로 느끼는 행복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화성인을 만나며 시야가 넓어졌다”며 “우리 안에도 화성인 기질이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 [O2 기사 풀버전 보기]‘화성인’ 이근찬 PD “조작방송? 들통 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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